입양인 조씨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입양보내야 했던 현실 공부해”
입양인 조씨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입양보내야 했던 현실 공부해”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8.01 09:57
  • 수정 2018-08-03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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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혼모가족협회 김도경 대표(왼쪽)과 입양인 조혜정씨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가족협회 김도경 대표(왼쪽)과 입양인 조혜정씨 ⓒ한국미혼모가족협회

30여년 전 노르웨이로 입양됐던 조혜정(34)씨가 지난 7월 12일 한국의 미혼모들을 돕기 위해 미혼모단체에 기부금을 쾌척했다.

조씨의 고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친모를 찾기 위해 지난 5월 한국에 처음으로 본인이 입양가기 전까지 지냈던 보육원과 홀트 아동복지회를 방문했지만 정보 부족으로 엄마를 찾는 것은 실패했다.

다시 노르웨이 돌아간 혜정씨는 친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 검색하다가 왜 한국에서 여성들이 자기가 낳은 아이를 입양보낼 수밖에 없었는지 그 현실에 대해 공부했다. 특히 한국의 미혼모들이 그들 자신과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낳아준 엄마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한국의 미혼모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한국을 다시 찾은 것은 노르웨이로 돌아간 지 2개월 만이다. 몇 달 동안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한국미혼모가족협회의 김도경 대표와 협회 회원들과 함께 여름캠프에 참가해 시간을 보내고 후원금과 노르웨이에서 가져온 선물을 전달했다.

조씨는 “미혼모들과 여러 대화를 나누며 한국에서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그녀들의 삶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0년동안 친엄마가 왜 자신을 입양보내야 했는지 화가 나고 슬펐던 감정 대신에 엄마를 용서할 수 있는 계기는 갖게 됐다”고 했다.

조씨는 지난 5월 입양인들이 만든 유전자검사 단체인 325KAMRA를 통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2명의 친척을 찾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입양인이었고, 엄마아빠에 대한 정보는 아직 찾지 못했다. 그녀의 이름도 보육원에서 지어준 이름이다.

발견 당시 생후 10일 이내였던 조씨는 1983년 2월 20일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조 씨는 같은 해 3월 1일부터 전북 전주의 한 보육원에서 지내다가 생후 4개월여인 5월에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노르웨이로 입양됐고, 현재 노르웨이에서 1~3세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서 발견돼 노르웨이로 입양된 조혜정씨의 어릴 때 모습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서 발견돼 노르웨이로 입양된 조혜정씨의 어릴 때 모습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미혼모가족협회에 따르면 조 씨는 “노르웨이의 부모님은 모두 좋은 부모님이셨지만 나 스스로 입양됐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힘들었다”며 “한국의 친부모님을 찾으러 홀트아동복지회로 연락해 봤지만 ‘1983년 전주의 효자동 파출소 부근에 버려졌다’는 기록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금도 친생모와 한국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만일 친부모님을 만나게 된다면 저는 노르웨이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니까 저를 입양 보낸 것에 대해 슬퍼하거나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단지 왜 입양이 돼야 했는지,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경 대표는 “캐서린이 한국에 있는 동안 엄마의 품처럼 편안함을 느낀다고 얘기하고 노르웨이에 돌아가자마자 한국이 벌써 그립다는 말했다”며 ”가족을 만나지 못했어도 모국 자체를 그리워하는 그와 같은 입양인들이 많다. 정부가 해외 입양을 방관한 것도 큰 잘 못이지만 가족을 찾으러 온 입양인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은 더 큰 잘못이다. 해외 입양인이 이미 17만명이다. 그들이 방황하지 않고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정부의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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