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 (김현아 지음, 푸른사상사 펴냄)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며

노동 환경 등 심층 분석

서비스 노동 왜곡 바로잡기

 

『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 (김현아 지음, 푸른사상사 펴냄)
『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 (김현아 지음, 푸른사상사 펴냄)

‘감정노동’ 하면, 흔히 ‘갑질’하는 ‘진상’ 고객에게 시달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떠올리게 된다. 최근엔 전문 기술이나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통념으로 인해 주로 여성들에 의해 많이 수행되는 서비스 노동들이 이제는 ‘감정노동’으로 통칭되곤 한다.

『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을 쓴 저자 김현아씨는 고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하거나, 부당한 갑질로 피해를 입거나 하는 것은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단편적인 모습이라고 선을 긋는다. 오히려 ‘감정노동’이라는 용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감정노동 자체와 서비스 노동의 직무 전반에 대한 왜곡된 이해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은 주로 여성들에 의해 수행되는 대표적 감정노동 직종인 콜센터 상담원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한국 사회 감정노동 개념 오용의 결과를 확인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스스로 카드회사의 콜센터 상담원으로서 활동하는 참여관찰법과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을 활용해 그들의 구체적 노동 과정을 살폈다. 그러한 연구를 통해 저자는 감정노동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져 있던 서비스 노동의 가치를 재발견한다. 서비스 노동은 비전문적 노동이 아니라 상당 수준의 전문 지식과 숙련을 필요로 하는 직종이고, ‘감정노동’ 종사자들이 겪는 문제는 악성 고객들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만이 아니며, 이에 따라 서비스직 노동의 가치는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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