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여성 입후보…2018년 ‘여성의 해’ 될까

각당 프라이머리서 여성 후보 활약 돋보여

 

2018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당내 경선(프라이머리)에서 주목받은 여성 후보들. 왼쪽부터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조지아주 주지사 후보, 일한 오마르 미네소타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각 후보 선거캠페인 웹사이트,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2018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당내 경선(프라이머리)에서 주목받은 여성 후보들. 왼쪽부터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조지아주 주지사 후보, 일한 오마르 미네소타주 연방하원의원 후보. ⓒ각 후보 선거캠페인 웹사이트,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오는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프라이머리)이 각 지역에서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여성 후보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8년은 여성의 해가 될 것”이라며 ‘분홍빛 물결’(Pink Wave)를 예고하고 있다.

연방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중 3분의 1 가량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는 임기 중인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하원 435석과 상원 100석 중 35석, 주지사 50명 중 36명 등을 선출하게 된다.

러트거스대 미국여성정치센터(CAWP)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방 하원에 468명, 상원에 51명, 주지사에 61명의 여성이 입후보하여 2016년의 298명, 40명, 34명의 1.5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하원에 입후보한 민주당 여성 후보는 350명으로 종전 최고기록인 2012년의 190명의 두 배 증가를 보였다.

 

워싱턴 여성 행진을 테마로 한 일러스트. 당시 50만명의 시위대는 반트럼프 상징이 된 핑크색 모자를 쓰고 트럼프 반대 행진을 벌였다. ⓒWMWArt/Deborah Stein
워싱턴 여성 행진을 테마로 한 일러스트. 당시 50만명의 시위대는 반트럼프 상징이 된 핑크색 모자를 쓰고 트럼프 반대 행진을 벌였다. ⓒWMWArt/Deborah Stein

3대 악조건 딛고 승리 ’20대 정계 스타 탄생’ 오카시오-코테즈 

보수적 조지아 최초 흑인 주지사 후보 등 주목

 

여성들의 약진은 입후보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많은 여성 후보들이 올해의 깜짝 신인으로 등장해 선전하고 있으며 역사적인 주지사 탄생도 이뤄내는 등 올해 중간선거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현지시간) 실시된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14지구 프라이머리에서 이 지역 현역의원이자 민주당 내 서열 4위의 10선 의원 조지프 크롤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는 미 정계에 충격을 안겨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미국인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8세의 오카시오-코테즈는 여성, 유색인종,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3가지의 악조건을 딛고 거물 정치인에 맞서 승산 없는 싸움에서 승리하며 여성 정치인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인 이 지역에서 11월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다면 그는 지역구 최초의 여성 유색인종 의원이자 최연소 하원의원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오카시오-코테즈 이전에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지난 5월 22일 조지아주 주지사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다. 흑인 여성 최초의 주지사 후보가 된 그는 특히 인종차별이 심하고 보수적 성향이 강한 조지아주에서 탄생한 흑인 후보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양쪽 세력 모두에게 지지선언을 받으며 70%가 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분열된 민주당을 하나로 융합시킬 가능성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총선에서 미네소타 주 의회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최초의 소말리아 난민 출신 무슬림 의원이라는 역사를 썼던 일한 오마르는 이번 중간 선거에서 하원에 진출하는 최초의 무슬림 여성이라는 또 다른 기록을 꿈꾸고 있다. 그는 미네소타 주 의회 상원의원이자 또 다른 이미자 출신인 패트리시아 소레스 레이와 맞붙게 되는 얄궂은 운명을 만나게 됐다.

민주당 약세 지역인 텍사스 주에서 선전한 여성 후보 중 한명인 지나 오티스 존스가 11월 선거에서 공화당 경쟁자에 승리한다면 수많은 장벽을 허문 주인공으로 기록될 것이다. 멕시코 접경 지역인 23지구의 첫 여성 의원일 뿐만 아니라 최초의 필리핀 계 미국인이자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여성 의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에서 눈에 띄는 여성 후보는 사우스다코타주 첫 여성 주지사를 향해 전진 중인 크리스티 노엠이다. 사우스다코타 주 의회 하원의원을 거쳐 공화당의 ‘티파티’ 열풍이 불었던 2010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던 노엠은 6월 열린 프라이머리에서 경쟁자인 마티 재클리 주 법무장관에 13% 차이로 승리했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 11월 선거에서도 노엠의 당선이 유력하다.

또 한 명 주목할 만한 인물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 내 한인여성 최초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영 김(김영옥)이다. 당적과 관계없이 1위와 2위 득표자가 본선에 오르는 ‘정글 프라이머리’로 치러진 프라이머리에서 그는 17명의 후보 중 2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영 김 후보가 당선되면 김창준 전 의원이 의원직을 그만둔 이후 20년 만에 한인 연방 하원의원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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