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편지

전작인 『한 명』이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제 증언 수백 개를 직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문학이라는 외피를 입혀냈다면, 『흐르는 편지』는 ‘지금 여기’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소녀의 자기 고백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의 내적 고통, 그 트라우마의 한복판으로 한 발짝 더 걸어 들어간다.

날마다 일본 군인에게 몸을 빼앗기는 고통 속에서 이름까지 잊히게 된 열다섯 살의 일본군 ‘위안부’인 ‘나’가 어느 날 자신의 몸에 생명이 깃들었음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소녀가 써 내려가는 절절한 편지글 속에서 생명의 존엄이라는 문제를 부상시켜 작가가 피력하고자 하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향한 귀중한 문학적 바람과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김 숨 / 현대문학 / 1만 3000원

 

 

전족

과거 여성 인구의 80%가 이상적인 전족 만들기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엄청난 고통을 감수했었다. 『전족』 소설에서는 전족파와 반전족파의 대결을 그린다.

망사 스타킹에 새빨간 하이힐을 신은 반전족파의 수장 우준영. 당시 하이힐은 반전족파 여성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훗날 하이힐이 탈코르셋 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악습으로 비난 받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강요된’ 개혁은 ‘억압된’ 악습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다. 전족을 벗어나 하이힐에 묶인 여성들, 정말 아이러니하다.

펑지차이 / 더봄 / 1만 4000원

 

 

여성과 인권

성매매 및 젠더폭력 방지 관련 담론을 형성하고 정책논의를 심화·확장하기 위해 정책전문지다.

특집으로 ‘미투, 젠더기반폭력으로서의 성매매를 말하다’로 미투 운동은 성매매도 포함하여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현장연구로는 ‘여성폭력 없는 세상을 위한 다양한 접근’에 대해 말한다.

문화 읽기에서는 영화 ‘글로리아 올레드 : 약자의 편에 서다’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 한국여성인권진흥원 /

 

 

퀴어 아포칼립스

소수자 혐오가 곳곳에서 부각되는 지금, 퀴어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화적 지형을 살피는 책으로 한국 사회 진보의 최전선에 자리한 퀴어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저자는 교회를 다니며 일상적으로 마주쳤던 혐오와 외면의 순간들을 우리 사회에 범람한 혐오 발화의 주요한 장면으로 조명하고, 한발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다.

이 책은 보수 개신교회의 반퀴어 운동이 어떤 배경에서 형성되었는지, 겉으로는 단일해 보이는 반퀴어 운동이 어떤 균열을 드러내는지 살핀다.

시우 / 현실문화 / 1만 6000원

 

 

엄마도 꿈꿀 권리가 있다

20년 넘게 엄마로, 아내로, 직장인으로 살아오던 임지수 씨가 서울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산골 농부가 되어 정원을 가꾸며 살아온 지난 10여 년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는 산골살이의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2부에서는 나무와 풀이 주인인 농장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에서는 시골의 헌 집을 사서 200여 일 동안 손수 고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마지막 4부에서는 저자의 정원생활을 엿볼 수 있다.

임지수 / 터치아트 /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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