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잘 알려진 제임스 건 감독 ⓒWikimedia Commons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잘 알려진 제임스 건 감독 ⓒWikimedia Commons

10여 년 전 성폭력 옹호 트윗 등 재조명돼 사과 

디즈니 “변호할 수 없고 우리 가치에 안 맞아 관계 끊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제임스 건 감독이 과거 트위터에 올린 부적절한 발언으로 영화사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에서 해고됐다.

건 감독이 2008~2011년 집중적으로 올린 트윗이 문제였다.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투의 내용, 성폭력 피해자를 농담거리로 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강간당하는 일의 가장 좋은 점은 강간이 끝나면 ‘휴, 강간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렇게 기분 좋은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 “나는 은밀한 공간에서 어린 소년들이 나를 만져줄 때가 좋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팝 스타 저스틴 비버를 지목해) 저스틴 비버를 보면서 자위했는데,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멈출 수 없다. 비버는 자위용 마약 같다” “웃음은 최고의 약이고, 그래서 나는 에이즈 환자들을 보며 웃는다” 등의 내용이 최근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 재조명됐다. 

 

 

 

제임스 건 감독이 과거 올린 부적절한 트윗들 ⓒ트위터 캡처
제임스 건 감독이 과거 올린 부적절한 트윗들 ⓒ트위터 캡처

할리우드 리포터, 버라이어티 등 현지 언론의 20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를 보면, 건 감독은 파문이 커지자 황급히 사과문을 트위터에 게재하고 과거 올린 트윗 1만여 개를 삭제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나는 터무니없는, 금기를 건드리는 농담을 해왔다”며 “내 유머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데 대해 사과해왔다. 정말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앨런 혼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은 이날 건 감독을 ‘가오갤’ 3편에서 하차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제임스 건 감독의 트윗에서 드러난 불쾌한 태도와 발언들은 변호할 여지도 없고 우리 회사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와 비즈니스 관계를 끊었다”라고 밝혔다.

건 감독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난을 자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그는 블로그에 ‘당신이 가장 섹스하고 싶은 슈퍼히어로 50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 ‘아이언 맨은 레즈비언인 배트우먼을 이성애자로 만들 수 있다’ ‘배트걸은 (섹스하기) 쉬운 상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성차별적·성소수자 혐오적이라는 질타를 받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일각에서는 ‘건 감독 옹호론’도 나왔다. 건 감독이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는 이유로 “이번 사태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모략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농담’이라며 차별과 혐오 발언을 일삼아온 인물은 대형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들 자격도, 업계에 설 자리도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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