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와 복직에 합의한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 승무지부장이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KTX 해고 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와 복직에 합의한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 승무지부장이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여성노동자여서 굉장히 오랫동안 문제가 풀리지 않았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 승무지부장은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개최한 한국철도공사의 정규직 특별채용에 관한 교섭 보고대회와 천막농성 해단식 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사회의 여성노동자로서 투쟁의 어려움에 대해 김 지부장은 “그동안 여성을 대부분 외주 위탁 자회사의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노동운동을 하면서도 ‘쟤네’들이 무엇을 하는지 겉모습만 보고 평가했을 뿐 왜 싸우는지에 대한 보도나 이해도가 굉장히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인식은 이번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서도 드러났다고 김 지부장은 강조했다.

“대법원이 해고 여승무원을 굉장히 무시했기 때문에 거래수단으로도 의미없이 활용됐다도 생각한다. 사실 저희가 (항의하기 위해) 대법원에 들어갔던 것도 ‘여성들이 해봐야 뭘 할 수 있겠나’ 하는 태도로 우리를 막으려고만 했기 때문이다. 저희들의 면담요구조차 막으려고 했었다. 저희가 이렇게 더 싸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 같다.”

 

이하 김승하 지부장 기자회견 발언

감사합니다. 정말 제가 이곳에서 국민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발언을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이런날이 정말 오네요. 천막농성과 철탑 농성을 이어왔습니다. 드디어 이곳에서 투쟁이 아닌, 농성이 아닌, 정말 문제가 해결됐다고 발언하는 것이 꿈만 같고 믿기지 않습니다.

13년이라는 세월동안 문제를 끌어오면서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싸워봐야 안 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이걸 붙잡고 있는 너희들이 멍청한 것이다, 이런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피해자이고, 저희가 옳았기 때문에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고 많은 국민이 지지와 응원해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하고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90여명이 해고됐습니다. 이제 13년 만에 철도공사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공기업이 시행한 대량 해고 문제를 4526일만에 풀게 됐습니다. 이번 합의는 오랫동안 사회적 문제로 남았던 것이 해결됐다는 아주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진정 바랬던 ktx승무 업무로 지금 당장 돌아갈 수는 없지만 노사 합의를 통해서 승무 업무가 직접고용될지 논의 중이고, 빠른 시일 내에  결정돼 시행되길 바랍니다. 저희 모두 ktx로 돌아가 고객님들의 안전 담당 승무원으로 일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그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저희 문제, 저희가 철도공사로 돌아가는 것만이 끝이 아니게 됐습니다. 양승태 대법관의 사법농단 이것으로 저희는 너무 큰 고통을 당했고 책임자 처벌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그 부분의 투쟁 끝까지 이뤄나갈 것입니다. 끝까지 모든 것을 바로잡고 책임자가 반드시 처벌받는 그날까지 힘모아 싸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한 쌍용차 지부장들과 더불어 많은 장기투쟁 사업장이 있습니다. 그분들께 저희의 이 소식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돼 너무나 기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해준 저희 조합원 동료분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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