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신임 대법관이 2012년 1월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박보영 신임 대법관이 2012년 1월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근 여수시법원 판사 임용신청 소식 알려져

대법관 출신 첫 전임 시·군법원 판사 나올까

역대 세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올해 초 퇴임한 박보영(57·사법연수원 16기) 전 대법관이 전임 시·군법원 판사로 일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1월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후 사법연수원, 한양대 로스쿨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최근 법원행정처에 전남 여수시 시·군법원 판사 임용신청을 했다고 한다. 그의 고향은 여수에 인접한 순천이다. 

시·군법원 판사는 전국 중소 도시에 상주하며 화해·조정·즉결심판·협의이혼 사건이나 다투는 금액이 3000만원 이하인 소액사건 등을 전담해 재판한다.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을 하는 시민들도 많다. 시·군법원 판사들은 시민들의 일상 속 갈등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피고 해결하는 역할인 셈이다. 소규모 법원이다 보니 단독 건물보다 관할 법원 등기소 등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많은 대법관들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이나 로펌으로 전직해 사건을 맡아 고액의 수임료를 벌어들이면서 ‘전관예우 특혜’ 비난을 받아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전직 대법관이 시·군법원 판사로 지원하거나 임명된 적은 한 번도 없어 법조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아직 박 전 대법관의 여수시 시·군법원 판사 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법관인사위원회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임용이 확정되고, 이 경우 5년 만의 전임 시·군법원 판사 임용이다. 

역대 여성 대법관·헌법재판관들 모두

퇴임 후 후학 양성이나 공익 활동에 매진

한편, 역대 여성 대법관·헌법재판관들은 모두 퇴임 후 변호사로 일하기보다 후학 양성이나 공익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여성 최초 헌법재판관인 전효숙(67·7기) 전 재판관은 퇴임 후 이대 로스쿨 원장, 대법원 양형위원장 등을 거쳐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 최초 대법관인 김영란(62·11기) 전 대법관은 퇴임 후 서강대 로스쿨 석좌교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수안(66·8기) 전 대법관은 퇴임 후 법무법인 원이 설립한 공익사단법인 ‘선’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퇴임 후에도 양심적 병역거부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헌재에서 열린 공개변론에 참석하는 등 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재판장이었던 이정미(56·16기)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해부터 고려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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