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라프(LAF) 참여 작가 브루스 먼로의 작품 ‘오름’ ⓒ라프 제공
제주 라프(LAF) 참여 작가 브루스 먼로의 작품 ‘오름’ ⓒ라프 제공

조명예술 축제 ‘제주 라프’ 27일 개막

영국 작가 브루스 먼로 등 세계적 작가 6인 참여

해가 지면 제주시 조천읍 차(茶)밭 일대에 반짝반짝 빛나는 꽃 2만1500 송이가 피어난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명 예술가 브루스 먼로((Bruce Munro·59)의 작품이다. 제주의 밤에 빛을 입히는 조명 예술 축제, 제1회 ‘라프(Lights Art Festa, LAF)’의 대표작이다.

이번 행사는 오는 27일부터 10월 24일까지 90일간 제주시 조천읍 3만평 규모의 대지에서 펼쳐진다. 제주관광공사가 마련한 행사로, 세계적인 작가 6명이 ‘평화의 섬 제주-빛의 바람이 분다’라는 주제에 맞춰 제작한 작품 14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회의 대표 작가인 먼로는 6000여 평의 대지에 바람개비 형태의  LED 발광체 약 2만개를 설치해 제주의 평화와 역사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 ‘오름’을 선보인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제주도의 바람과 돌, 한국의 강인한 여성인 해녀들, 오름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먼로는 조명 부품 수천 개를 활용한 대규모 몰입형 설치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과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작품을 전시했고, CNN 선정 ‘가장 아름다운 전시 10’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이 그의 아시아 첫 전시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워터 타워’도 만날 수 있다. 생수통을 재활용해 39개의 기둥을 만들었는데, 조명을 켜면 기둥에서 음악과 빛이 흘러나온다. 먼로가 21세 때 라이얼 왓슨의 저서 『인도네시아 명상 기행』을 읽고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두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평화와 치유, 용서”다. 먼로는 2014년 처음 제주도를 찾았을 때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알게 됐다. 그는 “예술 작품은 세상을 바꾸는 힘을 지녔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매우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죠. 히피처럼 보이고 싶진 않지만 우리는 다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듣지 않겠지만요(웃음).” 

이번 제주 라프에선 먼로의 작품 외에도 프랑스 디자이너 장 피고치, 뉴미디어 아티스트 젠 르윈, 미국 조각가 톰 프루인 등 작가 6인의 대표 작품 14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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