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확률 뚫고 살아난 한국에서 가장 작은 아기
1% 확률 뚫고 살아난 한국에서 가장 작은 아기
  • 이세아 기자
  • 승인 2018.07.13 18:13
  • 수정 2018-07-17 0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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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서울아산병원에서 출생 체중 302g, 키 21.5cm의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이가 태어났다. ⓒ아산병원
지난 1월 말. 서울아산병원에서 출생 체중 302g, 키 21.5cm의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이가 태어났다. ⓒ아산병원

출생 시 체중 302g 초미숙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팀·엄마의 노력으로

‘출생 6개월 만에 건강하게 퇴원

키 21.5㎝, 몸무게 302g. 손바닥 한 뼘도 안 되는 작은 아기가 살아날 확률은 1%도 안 된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아기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김애란·이병섭·정의석 교수)은 지난 1월 초극소저체중미숙아로 태어난 ‘사랑이’가 169일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견디고 지난 12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밝혔다. 

초극소저체중미숙아란 태어날 때 몸무게가 1㎏ 미만인 아기를 가리킨다. 태어날 때 호흡기와 신경, 위장관, 면역계 등 모든 장기가 미성숙 상태라서, 호흡곤란증후군, 동맥관개존증(출생 후 닫혀야 할 심장과 폐 연결 혈관이 열려 있음), 장폐색증, 괴사성 장염, 패혈증, 미숙아망막증 등 여러 합병증을 앓게 된다.

올해 1월 25일 태어난 사랑이는 국내에 보고된 초미숙아 생존 사례 중 가장 작은 아기이다. 그간 국내 병원 치료로 생존한 초미숙아 중 가장 작은 사례가 380g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몸무게 400g 이하의 미숙아가 생존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사랑이 엄마는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했으나 임신중독증으로 일반적인 출산 시기보다 4개월 빠른 임신 24주 5일 만에 제왕절개로 사랑이를 낳았다. 사랑이는 폐포가 완전히 생성되기도 전에 태어났다. 출생 직후 소생술을 받아 겨우 심장이 뛰었고, 일주일 되던 날 체내의 양수가 빠지면서 체중이 295g까지 떨어졌다. 

 

태어난 지 이틀 된 사랑이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산병원
태어난 지 이틀 된 사랑이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산병원

그러나 서울아산병원 신생아팀의 극진한 치료와 엄마의 노력으로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했다. 사랑이 엄마는 미숙아 괴사성 장염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모유수유라는 말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유를 유축했다. 사랑이가 600g 정도까지 자랐을 무렵에는 인공호흡기를 떼고 적은 양의 산소만으로도 스스로 호흡할 수 있게 됐다. 지금 사랑이의 몸무게는 3㎏(키 42㎝)이다. 여전히 보통 아기의 평균 출생 체중(3.3㎏) 수준에 불과하지만, 사랑이는 이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게 됐다.

사랑이를 맡아 치료해온 정의석 교수는 “손바닥 한 뼘도 안 되는 작은 사랑이가 가쁜 숨을 내쉬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그저 살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위기 상황 때마다 사랑이 스스로 극복해내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사랑이는 단 한 번의 수술도 받지 않았고 뇌실 내 출혈 또한 없이 온전하게 퇴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엄마 이인선씨는 “사랑이가 태어난 후 단 한 순간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중환자실 의료진 모두가 사랑이의 아빠, 엄마가 되어 사랑이를 헌신적으로 보살펴준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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