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탁현민 즉각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성평등 대통령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탁현민을 경질하라’가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해 7월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탁현민 즉각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성평등 대통령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탁현민을 경질하라’가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3일 청와대·사법부 규탄 논평 발표

“탁현민, 여성들 문제제기 성찰 않고 소송해

여성들 목소리 삭제…매우 부적절

유감스러운 판결…반동 효과 심히 우려

비판엔 침묵하며 탁현민 비호한 청와대, 

이제라도 성차별적 사회구조 바꿔야”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여성신문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1심 판결과 관련해,한국여성단체연합이 청와대와 사법부를 규탄하며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성차별적 사회구조의 변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연은 13일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이 공직자의 성평등 인식과 젠더 감수성 변화가 더욱 요구되는 현 시대의 흐름을 담아내지 못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성폭력·성차별적 사회구조에 대한 변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막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간 여성계를 중심으로 탁 행정관 퇴출·성평등 인사시스템 구축 요구가 높았으나 청와대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여성들의 이러한 외침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오히려 그를 비호하기에 급급했다. 더구나 최근 탁현민 행정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첫눈 오면 놓아주겠다”며 반려한 청와대의 행태는 청와대가 여전히 여성들의 이러한 요구에 귀를 닫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또 “여성신문의 기사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청구한 탁현민 행정관의 행위는 기고문이 실리게 된 맥락과 여성들의 문제제기에 주목해 성찰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해 법리적 문제로 그 프레임을 바꿈으로써 여성들의 목소리를 삭제해버렸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다”며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유지해 온 탁현민 행정관의 태도와 여성들이 그동안 문제제기해 온 맥락을 읽어내지 못한 사법부의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또한 이 판결이 가져올 반동적 효과에 대해서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여연은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성차별적 사회구조의 변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성폭력상담소가 1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공직자의 강간문화 실천 행위 옹호한 사법부와 청와대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 “우리가 눈까지 뿌려야겠냐”를 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성폭력상담소가 1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공직자의 강간문화 실천 행위 옹호한 사법부와 청와대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 “우리가 눈까지 뿌려야겠냐”를 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탁 행정관은 지난해 7월 여성신문에 실린 기고글 ‘내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이다’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여성신문을 상대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은 지난 10일 1심 판결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여성신문은 이번 1심 판결을 부당한 판결로 판단하고 항소할 예정이다.

여.세.연과 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2일 청와대와 사법부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가해를 폭로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지우고, 고위 공직자에 대한 비판의 자유에 재갈을 물려 언론의 공익성을 위축시킨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성평등 1000배 퇴행 낳을 것” 여성단체, 탁현민 1심 판결 규탄 http://www.womennews.co.kr/news/14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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