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출발한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을지로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출발한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을지로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곳곳서 열려

14일 퀴어퍼레이드·19일-22일 퀴어영화제

네덜란드서 온 ‘암스텔담 레인보우 드레스’ 전

라운드테이블 ‘프리즘 오브 아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 열려

오늘부터 열흘간 서울 도심이 무지갯빛으로 물든다. 국내 최대 성소수자들의 축제,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3일 개막했다. 인기 프로그램인 퀴어 퍼레이드, 퀴어 영화제에 올해는 특별히 모터바이크를 타는 페미니스트들의 모임 ‘레인보우 라이더스’가 퍼레이드에 첫 참가해 선두에 선다. 또 ‘암스텔담 레인보우 드레스’ 전시, 라운드테이블 ‘프리즘 오브 아트 PRISM OF ART: 인권, 문화 예술 속에서 피어나다’ 등 다채로운 복합문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14일 서울광장서 서울퀴어퍼레이드 열려

바이크 타는 페미니스트들 ‘레인보우 라이더스’ 첫 참가해 선두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 가시화를 통한 성소수자 인권증진, 성소수자 문화컨텐츠 향유를 통한 성소수자 자긍심 고취를 위해 매해 열리는 복합문화행사이다. 올해의 슬로건은 ‘퀴어라운드(Queeround)’다. “당신의 주변(Around)에는 항상 우리-성소수자-퀴어(Queer)가 있다” “이제 우리-성소수자-퀴어(Queer)의 라운드(Round)가 시작된다”는 의미로, 지난 4월 공모로 선정됐다.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시민들이 성소수자 차별에 저항하기 위해 도심에 모여 행진하고 공연하는 ‘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다.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올해는 시민사회단체, 대사관, 국가인권위, 지역 커뮤니티 등 105개 단체가 참여해 부스를 운영한다.

올해 퍼레이드의 선두에는 바이크를 타는 페미니스트들의 모임 ‘레인보우 라이더스’가 선다. 라이더들이 모여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사륜차 중심의 교통 문화, 남성 중심적 모터바이크 문화에서 벗어나 누구나 자유롭게 바이크를 타”고, “성소수자와 모터바이크 라이더들이 인간답게 대우받고 보다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길 희망”하는 취지에서 참여한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퀴어연극제 기획단, 퀴어 웹 예능 ‘원, 투, 퀴어 앤 포!’ 출연진, 비온뒤무지개재단과 한국여성의전화, 페미당당,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연대해 일본에서 온 도쿄 레인보우 프라이드와 ‘도쿄 노 헤이트’,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 등도 각각 순서대로 퍼레이드 차량에 올라 퍼포먼스를 벌인다. 50미터 길이의 대형 무지개 깃발을 광장에 펼치는 이벤트도 열린다.

성소수자 인식개선 촉구 ‘암스텔담 레인보우 드레스’ 전시

아시아 최초로 열려

‘암스텔담 레인보우 드레스’ 전시도 아시아 최초로 열린다. 네덜란드의 예술가 4인이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촉구하고자 만든 작품이다.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해 구금 등의 처벌을 하는 전 세계 80개국의 국기를 이어 붙여 만든 드레스로, 관련법을 폐지한 나라의 국기는 무지개 깃발로 교체한다. 

네덜란드 예술가들과 국내 성소수자 예술가들이 모여 인권과 예술에 관해 논의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혐오를 드러내는 사진 작품을 만드는 라운드테이블 ‘프리즘 오브 아트(PRISM OF ART)’도 마련됐다. 패션 사진가 김희준이 사진작가로 참여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공부한 뒤 안무가이자 드랙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모어, 최근 국내에서 유튜버이자 크리에이터로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페미니스트 퀴어 여성 미사장이 모델로 참여한다.

 

제18회 한국퀴어영화제 19일 개막

성소수자의 삶을 밀도 있게 바라보는 영화제인 ‘제18회 한국퀴어영화제’는 ‘디어 퀴어즈’라는 슬로건 하에 서울 종로구 대한극장에서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총 24개국 72개 작품이 상영된다. 퀴어영화제가 주목하는 올해의 이슈를 전하는 ‘커런트 이슈’ 섹션, 이 시대의 공간과 함께한 성소수자의 역사를 심도 있게 볼 수 있는 특별전 ‘숨겨진 공간-기억하는 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올해 개막작은 원피스와 인형놀이를 좋아하는 소년 제이크의 이야기를 통해 이분법적 성별제도를 꼬집는 ‘어 키드 라이크 제이크(A Kid Like Jake)’, 폐막작은 2015년 세계 최초로 국민투표로 동성혼을 합법화한 아일랜드의 당시 상황을 다룬 영화 ‘아일랜드 수정헌법 34조(The 34t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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