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행정관 판결, 공직자 강간문화 옹호한 사법부 규탄한다"
"탁현민 행정관 판결, 공직자 강간문화 옹호한 사법부 규탄한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7.11 09:45
  • 수정 2018-07-17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7월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탁현민 즉각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성평등 대통령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탁현민을 경질하라’가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해 7월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탁현민 즉각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성평등 대통령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탁현민을 경질하라’가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긴급논평

“탁현민 명예훼손건, 재판부 판결은 

언론의 자유 억압, 공익 위축시켜”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여성신문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1심 판결과 관련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공직자의 강간문화를 옹호한 사법부를 규탄한다”고 10일 밝혔다. 탁 행정관의 책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 젠더의식의 낮은 수준을 드러내는 해악을 끼쳤고, 이번 판결은 우리 사회 여성인권 전반과 피해자의 목소리를 틀어막는 심대한 손해를 미쳤다고 논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김상근 판사)은 탁현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이 여성신문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 판결에서 피고인 여성신문은 원고인 탁 행정관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여.세.연은 이에 대해 “재판부의 이러한 판결이 고위 공직자가 강간을 판타지로 여성에 대한 명백한 성폭력을 성문화로 낭만화한 내용을 출판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적 업무 수행에 지장이 안 된다는 메시지”이자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여성들의 목소리를 또 다시 억압하면서 성평등으로 향하는 여정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탁 행정관의 퇴출 요구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왔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여.세.연의 경우 지난해 7월 탁 행정관의 즉각 퇴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7천명이 넘는 시민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또 그 기간 탁 행정관을 비판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음에도 청와대는 탁 행정관을 경질하지 않았다.

여.세.연은 이같은 상황에서 탁 행정관이 여성신문을 상대로 벌인 소송은 특히 문제적이라고 주장했다. 수많은 기사와 언론사 중에 본인의 피해 경험을 털어놓은 생존자의 글을 실어준 매체가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다.

여.세.연은 “탁현민 행정관의 소송은 정정 혹은 반론 보도를 제기하는 통상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여성/젠더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는 언론사에 소송을 거는 것은 여성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틀어막으려는 저열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더욱이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탁 행정관이 입었다는 3,000만원의 손해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탁현민 행정관의 명예훼손은 여성신문사가 아닌 그 책을 쓴 바로 그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판부의 판결은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고 공익을 위축시킨다고 여.세.연은 우려했다. “여성신문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용기 있게 이야기한 생존자와 그 목소리를 유일하게 실어줌으로써 여성의 성폭력 현실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는 언론의 공익적 책무를 다한 것”이라면서 “재판부의 판결은 한 남성 고위 공직자의 개인적 분풀이를 명예훼손이라는 미명 하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이번 판결로 여성신문에게 ‘손해’를 배상하게 함으로써 이미 존재하는 여성의 피해사실과 가해를 폭로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지우고, 고위 공직자에 대한 비판의 자유에 재갈을 물린다는 점에서 언론의 공익성을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여.세.연은 진보 정권의 행태도 함께 비판했다. “자칭 진보주의자들은 그의 사퇴설이 보도될 때마다 ‘제발 가지 말아달라’며, 그를 옹호하며 청와대를 성역으로 만들어 비판을 봉쇄해버렸다”면서 “탁 행정관의 꾸준한 사퇴 의사 표현과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낭만적’ 수사는 성폭력 사실을 지워버리고 가해자를 감싸주는 강간 문화를 강화할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구조적인 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정부가 고위 공직자의 문제적 저서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키게끔 하는 것은 남성 중심 정치가 전혀 바뀌지 않았으며. 여성들의 요구는 사소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위 공직자의 왜곡된 젠더의식을 관용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투운동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대한민국의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고발해왔으며, 여성들은 성평등에 기초한 사회정의 실현을 국가에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한 정부임에도 여성들이 계속 분노하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구호 이상 아니었다는 것을 드러내며, 이 정부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