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반 께오분판 라오스 여성연맹 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라오스 대표단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사진은 라오스 대표단과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의 간담회 후 기념사진. ⓒKOICA 제공
인라반 께오분판 라오스 여성연맹 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라오스 대표단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사진은 라오스 대표단과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의 간담회 후 기념사진. ⓒKOICA 제공

정부, 2-6일 라오스 여성 대표단 한국 초청

인라반 께오분판 여성연맹 회장 등 15명 방한 연수

새일센터·여성농업인지원센터 등 방문해

여성 리더십 강화·취창업 진흥사례 배워

라오스 여성 대표들이 한국을 찾았다. 한국의 정책 사례를 참조해 라오스 여성 직업 능력개발·자립 역량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인라반 께오분판 라오스 여성연맹 회장(장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라오스 대표단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대표단은 라오스 여성연맹과 기획투자부(MPI) 공무원, 직업훈련센터 강사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여성가족부는 2016년부터 라오스 정부와 여성 관련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으로 ‘라오스 여성직업능력개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여성 직업능력개발 정책 등 다양한 여성 정책을 공유해, 빈곤 등 이유로 교육이나 직업 훈련 기회를 얻지 못한 라오스 여성들이 취‧창업을 할 수 있게 돕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는 라오스 비엔티안·루앙프라방·세콩 3개 도시에 한국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본떠 만든 여성직업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용·봉제·IT 분야의 직업 훈련을 제공하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3개월간 훈련한다. 젠더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이사장 장필화)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수공예 종사자나 직업훈련센터 종사자를 파견해 교육하고, 성평등 교육도 제공한다. 훈련생들은 초급 과정에서 성평등 의식 향상과 역량 강화를 위한 기초과목을 수강하며, 이후 여성 리더십 강화를 위한 ‘젠더캠프’에 참가한다.

 

 

한국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본떠 만든 라오스 여성직업훈련센터에서 여성들이 미용, 봉제, 요리, IT 등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 ⓒ(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제공
한국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본떠 만든 라오스 여성직업훈련센터에서 여성들이 미용, 봉제, 요리, IT 등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 ⓒ(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제공

2016년부터 지금까지 센터에서 훈련을 받은 150여 명 중 50%가 취·창업에 성공했다. 30%는 직업 훈련 강사로 활동 중이다. 센터에서 제공한 성평등 교육도 시민들의 인식 변화에 기여했다. 께오분판 회장은 “기존에는 성평등 인식이 낮았지만 지금은 남성도 젠더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라오스 정부는 성평등이 국가 발전의 토대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2016년 수립한 ‘제8차 국가사회경제개발계획’(2016-2020)은 여성 비율이 국회의 30%, 중앙과 도·군(provincial and district) 고위 공무원의 20%, 지역사회(village)의 10%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 여성 능력 개발, 여성연맹 역량강화, 여성 취·창업 진흥 등을 목표로 하는 여성 개발 계획(2016-2020)도 수립했다.

라오스 여성 개발 및 보호법(Law on the Development and Protection of Women)은 △국가와 사회는 가정 내 성평등을 진흥하고 보호해야 하며 △여성과 남성은 가족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관해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만 18세 이상의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가정을 형성할 자유를 지니고 △여성은 결혼 후 남편의 성이 아닌 기존 성을 사용할 권리를 지니고 △아내와 남편은 결혼 관련 재산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지닌다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인라반 께오분판 라오스 여성연맹 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라오스 대표단이 지난 5일까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제공
인라반 께오분판 라오스 여성연맹 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라오스 대표단이 지난 5일까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제공

라오스 대표단은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의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이해하고,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고용률 제고 정책 사례도 배웠다. 새일센터, 서울 이주여성 디딤터, 지역 일자리 수요를 반영한 직업교육 훈련 현장 등도 직접 찾아갔다. 특히 강원도 횡성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횡성군 지역 여성들이 모여 전통 한과를 만드는 ‘구방한과’ 사업장을 둘러보고, 여성농업인지원센터 등 정책 현장을 방문하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들은 라오스에서도 △농촌 지역 여성 공동체·베이커리 등 사업체 조직 △농촌 지역 여성을 위한 탁아소 설립 △농촌 노인들이 아이를 돌보는 시설 설립 등을 구상 중이다.

께오분판 회장 등 라오스 고위 공무원들은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양국 간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KOICA가 올해 초 “성평등 달성 및 여성·여아의 역량 강화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만큼, 라오스와의 관련 협력을 두고 긍정적인 논의가 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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