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 회원들이 4월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B 국민은행 앞에서 채용 성차별 기업에 대한 항의와 채용 성차별 철폐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 회원들이 4월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B 국민은행 앞에서 채용 성차별 기업에 대한 항의와 채용 성차별 철폐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일자리위원회, 채용 성차별 해소 방안 발표

응시자 비해 합격자 성비차↑ 금융·공공기관 근로감독

앞으로 채용 과정에서 여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사업주는 5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전망이다. 응시자 성비와 합격자 성비 간 차이가 크거나, 최종 합격자 성비 격차가 타 기관보다 현격히 큰 금융권과 공공기관은 근로감독을 받게 된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지난 5일 양성평등주간(7월1일~7월7일)을 맞아 관계 부처 합동으로 ‘채용 성차별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여성을 고의적·반복적으로 채용에서 배제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현재 남녀고용평등법상 최고형이 벌금 500만원인데, 앞으로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법 제·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채용 성차별이 의심되는 공공기관과 금융권은 이달부터 집중 근로감독을 받는다. 고용노동부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최 종합격자 중 여성 비율이 30% 미만인 공공기관 91곳의 지원자 대비 서류전형 합격률과 최종 합격률의 성비가 크게 차이 났다. 서류전형에 합격한 남성이 100일 때 여성은 100.9였다. 하지만 최종 합격자 성비를 보면 남성이 100일 때 여성은 70.7에 그쳤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권 40개사 점검 결과, 11개사는 응시자 중 여성 비율 대비 최종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이 10%P 이상 감소했다.

앞으로 공공기관은 면접 응시자들의 성비 기록을 보관해야 한다. 은행은 최종합격자 성비를 경영공시를 통해 주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면접자 성비와 최종 합격자 성비의 차이가 크면 정부의 근로감독을 받는다.

민간기업을 위한 ‘성평등 채용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심사위원의 성비 균형 원칙 ▲면접시 성희롱ㆍ성차별적 질문 금지 ▲응시자에 채용 성차별 신고 창구 사전 안내 등이다. 정부는 채용·구인 사이트를 모니터링해 모집공고 등에 성차별 요소가 있는지 살피고, 원하는 기업에는 블라인드 채용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과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거나 점수를 조작해 탈락시키는 등 성차별 채용 사례가 적발됐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그간 성차별 채용 문제로 실망하고 마음 고생헀을 청년 구직자들, 특히 여성 구직자들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기 바라며 당장 올 하반기 채용부터 뭔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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