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습관 4

 

올해 대학 신입생이 된 A씨는 스스로 용돈을 벌기 위해서 카페 알바를 시작했다. 일하는 곳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이었는데, 근사한 유니폼을 입고 바쁘게 일하는 것이 멋져 보였다. 하지만 알바를 시작하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런 환상은 현실이라는 바위에 부딪혀 으깨졌다. ‘진상’ 손님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진이 빠졌다. 그래도 점심시간이 흘러가면 조금 여유가 생기는데, 이때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서 잠시 쉴 수 있었다. 오늘도 숨을 돌릴 겸 분리수거를 하던 A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쓰지 않고 버린 냅킨이 많았다. A씨의 생각이 틀렸다고 하기에는 구김 하나 없는 냅킨 뭉치가 너무나 많았다. 왜 손님들은 쓰지도 않은 냅킨을 버린 것일까? 그 후로 유심히 손님들을 지켜보던 A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주문한 커피를 받고, 빨대와 홀더를 챙기면서 냅킨을 한 뭉텅이를 가져간다. 그리고 냅킨이 남자, 주저 없이 버리는 것이었다. 냅킨을 조금만 챙기면 나중에 부족할까 봐, 부족한것 보다는 넘치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듬뿍 챙기는 것이다.

우리나라 4인 가족이 한 해 동안 쓰는 휴지의 양은 70m 두루마리 기준으로 92롤이라고 한다. 이를 나무로 환산하면 30년생 나무의 절반가량이다. 한 가구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 서울시 총 가구 수가 400만호가 넘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휴지 사용으로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지고 숲이 파괴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위생상 목적으로 휴지를 쓴다. 깔끔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휴지라지만, 우리는 공짜라는 이유로 너무나 편하게 휴지를 써왔다. 무작정 휴지를 쓰지 말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휴지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각보다도 한 발자국 더 내디디고 싶다면, 손수건을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밤, 시간이 난다면 옷장 구석에 박아뒀던 손수건을 꺼내 가방에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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