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 2년차인 A양의 배달음식 주문은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다. 주문을 할 때면 보통 사람들은 마지막에 ‘빨리 가져다주세요!’ 혹은 ‘언제 도착할까요?’ 하고 음식을 재촉한다. 하지만 A양의 주문은 항상 마지막에 이렇게 끝난다. ‘나무젓가락은 빼고 주세요!’

A양은 일반쓰레기를 버릴 때면 항상 버렸던 나무젓가락이 일회용봉투를 찢어버려서 불편했다. 쓰레기를 버린다고 꾹꾹 눌러 담다보면 나무젓가락에 손바닥이 찔리거나, 젓가락이 봉투에 구멍을 내서 다시 새 봉투를 쓰는 일이 허다했다. 실제로 환경미화원분들도 이런 나무젓가락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최근에는 나무젓가락을 오래 보관해도 계속 하얀 이유가 각종 유해물질을 첨가했기 때문이라는 뉴스를 보고 나무젓가락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점점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문화가 발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나무젓가락의 사용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는데, 녹색연합 조사에 따르면 국내사용량이 연간 25억개라고 한다. 노원구의 중국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나무젓가락 개수만해도 288만개라고 한다. 이 젓가락을 길이로 환산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보다도 길고, 에베레스트산보다 1.6배 높다.

이런 나무젓가락은 환경에도 유해하지만 사람에게도 유해하다. 나무는 베어진 그 순간부터 조금씩 썩어가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이것을 막기 위해서 아황산염류, 수산화나트륨, 과산화수소 등 유해한 물질을 사용해서 곰팡이가 슬거나 변질되는 것을 방지해서 판매한다. 이 물질은 천식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한다.

우리도 A양처럼, 환경을 위해,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덜어드리기 위해, 그리고 나의 건강을 위해 나무젓가락을 받지 않는 것은 어떨까? 나무젓가락을 받고 쓰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난 나무젓가락은 쓰레기통으로 가기 때문이다. 번거롭겠지만 우리도 짜장면을 주문할 때 특별한 주문을 도전해보자. ‘나무젓가락은 빼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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