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23년째 여성 시·도지사 0명
[6·13지방선거] 23년째 여성 시·도지사 0명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6.13 15:01
  • 수정 2018-06-18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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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개표 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중 더불어민주당이 14곳에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 2곳에서 제주는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뉴시스·여성신문
6·13 지방선거 개표 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중 더불어민주당이 14곳에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 2곳에서 제주는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뉴시스·여성신문

광역단체장 0명, 기초단체장 8명

지방의원 여성 공천 늘어...


촛불 이후 참여의식 확대 덕분

여전히 30% 공천 선거법 위반

광역자치단체장 여성 0명.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제7회 선거까지 23년째 불변하는 숫자가 됐다. 지난 6회 지방선거까지 배출된 전국 17개 광역시·도지사 96명 모두 남성이었고 여기에 17명이 더해져 모두 남성 113명으로 늘어났다. 전국 226곳의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여성은 8명이 당선됐다.

6·13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껏 달아올랐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의 기대감은 남성들의 정치판으로 짜여지면서 일찌감치 실망으로 바뀌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는 기반에서 진행된 성평등개헌 운동, 미투(#Metoo) 운동,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등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터져 나왔지만 남성의 카르텔로 이루어진 공고한 정치권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남자당’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어느 때보다 여당에게 유리한 선거 국면에서조차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에 여성을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아 광역단체장 0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6회 지선까지 민선 광역단체장 여성 후보자는 전체 후보자 314명 중 단 10명(3.18%)이었으며, 그중 민주당이 공천한 후보는 단 2명에 불과했다. 또한 역대 기초자치단체장(시·군·구청장) 총 1378명 중 여성은 단 21명으로 1.52%에 불과했으며,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은 11명을, 한국당은 9명 공천했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소장 김은주)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시스템을 통해 집계한 결과 지역구에 출마한 지방의원 여성 후보자 수는 소폭 증가했다. 광역의원 지역구 후보 중 여성 비율은 14.53%로 지난 지방선거 11.5%에 비해 3%포인트 증가했다. 기초의원 지역구 후보 중에서 여성은 18.65%로 지난 14.1%보다 4%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지방의원 여성 후보자 공천 증가세는 주목할 만하다. 민주당 광역의원 지역구 여성 후보자수는 2014년 67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증가, 기초의원 후보자는 221명에서 397명으로 증가했다. 한국당은 광역의원 후보자 수가 46명에서 78명으로 증가했으며, 기초의원은 278명에서 279명으로 변화가 없었다.

민주당은 남성으로 채워진 광역단체장 지도 논란 이후에도 문제가 계속됐다. 강원도지사 3선에 도전하는 최문순 후보가 지역출마자 남성들과 함께 춤을 추는 홍보동영상은 여성 유권자들의 정서와 얼마나 괴리돼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다 최 후보가 ‘강원안구복지 타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딸의 유세 일정은 경악케 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딸이선거운동을 돕다가 남성에게 성희롱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최 후보는 선거 전면에 딸을 내세워 여성을 소비하는 행태를 보였다. 게다가 특히 미투·위드유 운동이 선거 국면과 맞물려 예민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성평등에 대한 무관심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 일부 여성 의원들의 파란 머리 염색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전투표율 20% 달성해 염색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실행하면서 정당이 공천에서는 여성을 배제하면서 선거운동에서 어떻게 소비하는지 드러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녹색당의 신지예·고은영 여성청년 후보의 등장은 특히 절망적인 광역단체장 선거판에 여성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는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특정 가치를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례적이지만 벽보 훼손은 예전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혐오 현상이기도 하다.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고은영 후보의 경우 TV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몇몇 지지율 조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앞지르기도 했다.

민중당의 여성 공천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광역의원 후보 23명, 기초의원 후보 62명을 공천해 여성주의를 표방해온 정의당(광역 3명, 기초 32명)이나 녹색당(광역 0명, 기초 6명)보다 월등히 많은 후보를 배출했다. 특히 민중당에서 집단 출마한 학교비정규직 급식소 노동자, 농촌 여성들의 집단 출마는 의미가 있다.

선거 때마다 발생하는 차별 조장 혐오 선동 움직임은 이번 선거에서는 일부 보수 기독교단체가 동성애 혐오 조장으로 재연됐다. 이에 인권단체들은 ‘혐오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을 펼치고 혐오발언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도 하면서 대응하는 노력을 펼쳤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촛불시민혁명과 개헌 국면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에 대한 요구가 2014년도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확대됐고, 이번 공천에서 일정 정도 반영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이번에도 선거법으로 정하고 있는 정당의 30% 공천 의무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성 후보 증가는 정당의 노력이라기보다 촛불의 경험을 통해 시민으로서의 참여의식이 높아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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