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양자회담
포괄적 합의문에 서명
“이행 가능성이 높다”
종전선언, CVID는 불포함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고 공동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 나아가 세계 평화의 획을 그을 첫 걸음을 내딛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열고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자평했다. 두 정상은 이날 2시간 여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함께한 뒤 역사적인 공동합의문을 채택하고 서명했다.
북미는 이날 4개항의 포괄적 합의문에 서명했다. △북미관계 정상화 추진 △한반도에서 지속적·안정적 평화체제를 위해 노력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sation)를 위해 노력 △북미는 유해를 즉시 본국으로 송환 등이다.
기대를 모았던 종전선언이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가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아 다음 기회로 넘어가게 됐다.
국내 전문가들은 북미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출발이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자신있게 우리도 만족하고, 북한도 만족하는 합의다’라고 한 발언이 핵심”이라면서 “미국 입장에선 통 크게 양보한 대목, 요구한 대목이 있고, 북한도 양보와 요구를 반영한 절충된 합의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CVID, 종전선언이 담기지 않은 점에 대해 “그게 아니더라도 현재의 합의문이 이행된다면 좋은 결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특히 과거에 비해서 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도 말했듯이 임기 동안에 계속 해나가야 하는 문제고, 정상이 모여서 합의까지 했는데 북한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남은 길은 없다는 점에서 과거보다는 이행가능성 높다. 북한에도 마지막 기회고, 정상국가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정상이 만난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다. 모든 문제를 푸는데 첫 단계가 신뢰 구축이라는 점에서, 첫만남 자체가 중요하고 평가할 일이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 교수는 특히 “CVID가 명시되지 않고 완전한 비핵화라고 표현해 그 점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는데 저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 속에 담겨져 있지 않나 싶다. 이제 출발이니 포괄적 합의로 만족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운전자론에 대해 긴가민가했지만 어쨌든 적지 않은 일을 해냈고, 앞으로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의문 속에 판문점선언이 명시됨으로써 우리는 역할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의 과제는 실무합의와 함께 주변국 협력을 얻어내는 것, 트럼프가 미국 의회와 여론 의 공감을 얻는 일을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