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내 페미니즘 교육에 대한 열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초·중·고 학교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요구 청원에는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며 성평등 교육 실현에 대한 염원을 보여줬다. 특히 최근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 확산으로 학교 내에서도 ‘스쿨 미투’가 터져 나오면서 교육계 성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한국 교육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줄 교육감은 누구일까.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성평등·인권교육 정책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서울시교육감 후보 교육 내 성평등 공약
서울시교육감 후보 '교육 내 성평등' 공약 ⓒ여성신문

조희연 후보

“성폭력 예방 위해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환경 구축해야”

재선에 도전하는 진보 성향의 조희연 후보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사회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공회대 교무처장, 기획처장, 학생처장, 시민사회복지대학원장, NGO대학원장 등을 거치며 성공회대에서 30여 년간 사회학을 교육해왔다.

조 후보는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 구성원의 인권 의식을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학교 인권업무 담당자에 대한 인권역량 강화연수를 확대하고, 성인지력 향상을 위한 교원 직무연수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님의 성평등·인권교육 정책은 무엇인가요.

“성평등·인권교육의 핵심은 학생인권이 존중받음과 동시에 학생들도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우선, 성차별이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성차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성차별 예방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며, 학생·교직원·학부모로 구성된 양성평등 모니터링단도 함께 운영할 것입니다. 학생인권 정책의 경우, 사생활 존중을 위한 가이드를 마련하고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생참여단 구성 및 운영, 학생인권의 날 기념활동, 서울시 어린이 청소년 참여위원회와 상설협의체 구성·운영 등 학생 참여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인권이 존중받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초중고에 학교로 찾아가는 학생인권교실 운영, 학교인권동아리 운영 등을 확대하고 학생인권 상담과 권리구제 지원을 위해 인권조사관 배치 등의 행정적 조치도 병행할 것입니다.”

-교직원에 대한 성평등·인권교육 실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교육 구성원의 인권역량 강화 역시 인권존중 학교문화를 위해 병행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교장·교감 선생님을 포함, 학교 인권업무 담당자에 대한 인권역량 강화연수를 확대할 것이며 성인지력 향상을 위한 교원 직무연수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학생 인권교육과 양성평등 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해 지원하고 학생인권 증진 홍보활동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교육계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대책은 무엇인지요.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학생·교직원·학부모에게 성폭력 예방교육과 연수를 통해 성인지력을 향상시키고 양성평등 교육 강화, 학생들의 자율적 성폭력 예방활동 등 서로 존중하는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더불어 성평등교육을 위한 콘텐츠 제작·지원을 확대하고 양성평등 교육 수업지도안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시 신속하게 대응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학교 성폭력 신고‧보고체계를 구축해 활성화하고 학교성폭력 근절 추진단을 구성‧운영해 체계적인 지원과 함께 성폭력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교직원 성범죄 발생의 경우 성범죄 무관용 원칙을 준수하고 징계를 강화할 것이며 피해학생에 대한 상담과 치유지원활동도 함께 내실화할 것입니다.

“성희롱,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환경도 구축돼야 합니다.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보호 법률 준수를 강화할 것이며 학교주변 CCTV 설치 확대, 유관기관과의 연계, 안전한 환경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성수도서관 페미니즘 도서 신청 반려’ 사건 이후 SNS에서는 학교 도서관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페미니즘 도서 신청 반려는 학생들의 알 권리 침해라는 비판이 일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실현하는 것을 넘어 남녀가 성별로서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페미니즘 도서 신청의 반려는 학생들의 알 권리 침해임에 동의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문제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조영달 후보

“소외·취약 계층 ‘문화적 중재자’로서 교사 역할 강화”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조영달 후보는 서울대 사범대학 사회교육과를 졸업해 미국 펜실베니아대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 서울대 평생교육원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사범대학장, 세계사범대학장회의 의장, 한국사회과교육학회장, 한국경제교육학회장을 지낸 바 있다.

중도 입장을 내세우는 조 후보는 교육계 내 성폭력 예방을 위해 “교육청은 물론 교육지원청, 단위학교별로 성평등‧인권 교육을 매 학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하겠다”며 “교육감부터 성평등‧인권 교육에 모범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후보님의 성평등·인권교육 정책은 무엇인가요.

“먼저 ‘초·중·고 학교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에 동의합니다. 성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교육 외에 정규수업 내에서 성평등과 성폭력 예방을 위한 토론, 탐구 활동 등의 수업을 도입하고, 교사와 교사 간, 학생과 학생 간, 학생과 교사 간의 경계 교육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학생의 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 지원을 강화하고,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교육활동 권리), 학부모의 교육권이 상호 존중될 수 있도록 하고,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념적인 기준이 아니라 교육적인 기준에 따라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소수집단이나 소외·취약 계층의 문화적 중재자로서 교사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교직원에 대한 성평등·인권 교육 실시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교육청은 물론 교육지원청, 단위학교별로 성평등‧인권 교육을 매 학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교육감부터 성평등‧인권 교육에 모범적으로 임하겠습니다. 교육방식은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다양한 현실 사례를 바탕으로 모든 교직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교육계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대책은 무엇인지요.

“학교 내 성폭력의 주요 유형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몰카, 사이버 언어폭력 등입니다. 현재 학교 현장에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성폭력에 대한 대처 매뉴얼만 있습니다. 학교 내 성폭력 대책으로 사건 발생 시 매뉴얼을 제공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으나 성폭력 문제는 성 감수성을 높이는 것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성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교육 외에 정규수업 내에서 성평등 교육과 성폭력 예방을 위한 토론, 탐구활동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학교 내 성폭력 은폐 구조를 해체하고 교사-교사, 학생-학생, 학생-교사 간의 경계교육을 강화해 성폭력을 예방하고자 합니다.”

-최근 ‘성수도서관 페미니즘 도서 신청 반려’ 사건 이후 SNS에서는 학교 도서관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페미니즘 도서 신청 반려는 학생들의 알 권리 침해라는 비판이 일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만일 페미니즘 도서라는 이유로 도서 신청을 반려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사정을 살펴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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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후보

“어릴 때부터 양성평등 체험교육 이뤄져야”

MBC 기자 출신인 박선영 후보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현재는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설립·탈북 대학생 해외 언어연수 기회 제공 등에 힘쓰는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박 후보는 “교직원들의 양성평등 의식은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양성평등 교육 강사 자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해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님의 성평등·인권교육 정책은 무엇인가요.

“저는 제1세대 워킹맘으로 남녀 불평등 문제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지 경험한 바 있습니다. 차별적인 사회 관습을 극복하고 남녀가 동등한 성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다양한 양성평등 체험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인권의 지평을 넓히는 차원에서 양성평등의 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효과적인 양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더불어 양성평등 교육의 날을 지정해 사회적 이슈화를 통해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하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교직원에 대한 성평등·인권교육 실시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교직원들의 양성평등 의식은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양성평등 교육 강사 자격제 도입을 검토할 생각입니다.”

-교육계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대책은 무엇인지요.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된 ‘미투’ 운동, 쉽게 뿌리 뽑지 못하고 있는 가정폭력의 문제 등도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따라서 천부의 권리로서 양성평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강력한 처벌을 통한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최근 ‘성수 도서관 페미니즘 도서 선정 반려’ 사건 이후 SNS에서는 학교 도서관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페미니즘 도서 신청 반려는 학생들의 알권리 침해라는 비판이 일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성수 도서관 페미니즘 도서 선정 반려’의 건을 비롯한 유사한 건에 대해서는 보도로만 접하고 사례 별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답변 드리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봅니다. 다만 학생들의 경우 알 권리 이전에 미성숙한 인격체로서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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