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 교민에서 한 여성에게 책을 선물하는 대가라며 입술에 키스를 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자국 교민을 만나는 행사를 개최했다. 연설 말미 그는 “키스해주면 책을 한 권 선물하겠다”면서 “남자는 안 된다”는 발언을 했다. 한 여성을 지목해 “키스로 값을 지불해야 한다”며 “키스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는 이 여성이 연단으로 나오자 팔뚝을 잡고 입술에 키스한 뒤 책을 선물했다. 그가 선물한 책은 ‘비밀의 제단’이라는 저서로, ‘필리핀 가톨릭교회에서의 섹스, 정치, 돈’이라는 부제가 붙어있었다.
이후 두테르테는 참석자들에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한 수법일 뿐”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면이 현지 매체를 통해 중계되고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두테르테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이날 본 것 중에 가장 역겨웠다”고 질타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여성비하적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월 한 연설에서 자신이 다바오시 시장 시절 군인들에게 여성 게릴라를 총으로 쏘라고 지시한 것을 언급하며 “이들을 붙잡으면 죽이지 말고 성기를 쏴라”고 발언해 여성 단체의 큰 반발을 샀다. 또 지난 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조직원을 모집할 때 “순교하면 천국에서 처녀 42명으로 보상받는다고 꼬드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