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지우리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의 한 장면
왕지우리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의 한 장면 <사진은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캡처>

'미세먼지'와 '쓰레기 대란'을 주제로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은  중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감독 왕지우리앙)'였다.  쓰레기 문제는 현재 한국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와 직결되어있으며, 이 다큐멘터리의 영향으로 중국이 세계의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거절당한 전 세계의 재활용쓰레기는 한국으로 왔고, 민간업체로 유지되었던 아슬아슬한 국내의 재활용 순환 시스템은 값싼 수입 재활용쓰레기로 인해 무너졌다. 그리하여 올해 4월,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생산된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는 사태를 맞았다. 많은 아파트의 분리수거장에서는 재활용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여만 갔고, 이때까지 버린 쓰레기가 다 재활용이 될 것 이라고 믿고, 플라스틱을 거리낌 없이 소비했던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왜 대체 중국은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거부한 것일까? 중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차이나'를 보면 알 수 있다.

‘플라스틱 차이나’의 주요 무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한 가족 운영 공장이다. 이 마을에는 이런 소규모 공장들이 5000개 이상 있고, 끊임없이 수입된 재활용쓰레기를 운반하는 트럭이 마을에 온다. 우리가 보는 공장에는 두 가족이 살고 있다. 공장 사장의 가족들과 딸린 식구를 데리고 이곳에서 먹고 자며, 일하는 가족이 있다. 가난한 농민 출신인 사장은 마땅한 기술이 없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이 작은 공장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을 한다기보다 쓰레기와 함께 살아간다. 파리가 날리는 쓰레기 더미 위에서 하루 종일 세계 각국에서 온 영어, 일본어 등이 쓰인 쓰레기를 분류하고, 재활용 처리를 위한 기계와 요리를 할 때 쓰는 땔감도 당연하게 플라스틱을 쓴다. 아이들은 플라스틱이 타면서 나오는 새까만 연기를 피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재활용 쓰레기를 씻은 새까만 물로 아무렇지 않게 세수를 하고 카메라를 향해 웃는다. 재활용 과정에서 나온 폐수는 그대로 버려져서 마을 주변의 하천에는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물가에는 죽은 물고기가 가득하다. 아이들은 죽은 물고기를 건져 와서 가족들과 함께 튀김을 해먹는다.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누군가 버린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한 아이가 슈퍼맨 놀이를 위해서 신문지 망토를 만들어서 쓰레기 더미 위에서 놀고 있다. 신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완벽한 휴양을 즐기세요!’

감독은 이들의 삶을 불행하게도, 희망적으로도 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그들의 삶을 지켜볼 뿐이다. 우리는 21세기라고 할 수 없는 열악한 이들의 삶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이들은 좌절하기도 하고, 희망을 가지기도 하면서 묵묵히 그들의 삶을 이어간다.

‘플라스틱 차이나’는 중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의 특수성을 보여주지만, 우리의 쓰레기 문제와도 직결된다.  지난 19일, 서울환경영화제에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의 경우,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문제가 농민들의 저소득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함께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라고 말하며 "전 세계가 현재 중국의 재활용 거부로 인해 플라스틱 처리가 큰 문제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언급했다."현재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사용량의 2%, 40%가 매립되고, 32%는 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며, "매립되거나 재활용되지 않은 쓰레기들은 해양에 투기되거나 땅에 버려지는데, 플라스틱은 인류가 사용한지 약 100년 정도가 흘렀기 되었기 때문에 100-500년 후에 썩는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가설일 뿐 실제로 언제 썩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32%의 무단 투기된 플라스틱은 분해가 되어도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오랜 시간동안 썩지 않고 쌓여만 갈 수 있다." 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재활용 쓰레기 사태에 대해서 정부는 일회용 비닐봉투, 일회용 컵 소비를 줄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생산자와의 전면전으로 해결해야 한다. 제품을 바꾸지 않고 소비자에게 요구만 한다면 스트레스만 가중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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