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에 출마한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 서울 송파구을에 출마한 변은혜 민중당 후보와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
6.13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서울 노원구병 지역구에 출마한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 서울 송파구을에 출마한 변은혜 민중당 후보와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

12곳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여성 공천 민주0명, 한국 2명

영국 노동당은 보궐에 여성만 공천

“민주당, 민주적 대표성 고민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여성을 ‘패싱(passing)’했다.

오는 6.13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전국 12곳에서 치러지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여성 후보를 한 명도 공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2명을 공천하면서 전략적으로 여성을 앞세웠다.

미니총선이라 불리는 이번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5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12개 지역에 8개 정당(무소속 포함)의 후보 46명이 등록했다. 이중 여성 후보는 총 3명으로 자유한국당에서 강연재·배현진 후보를, 민중당에서 변은혜 후보를 공천하는 데 그쳤다.

특히 한국당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 10명 중 여성이 2명으로 20%를 차지했다. 배 후보는 34세, 강 후보는 42세에 불과해 세대교체라는 간판도 내걸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보수정당은 위기 때마다 여성을 내세우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한 명도 공천하지 않은 민주당보다 낫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선거 출마 후보로 총 11명을 공천했지만 여성은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았다. 당에서는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박혜자 전 의원에 대해 여성전략공천을 적극 검토했으나 무산됐다. 그 과정에 같은 당의 경쟁상대인 남성 후보가 박 전 의원이 과거 총선에서도 여성전략공천을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 박 전 의원의 주장이다. 이는 당 안팎에서 남성들을 결집시키고 반발을 부추겼다. 결국 경선이 치러지게 됐고, 박 전 의원은 패배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선거기간에 계속해서 여성의 대표성으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4월 말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 공천에서도 여성을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그럼에도 국회의원 공천에서 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민주당이 여성을 공천하지 않자 민주와 평등이라는 진보의 가치를 관철시키기는커녕 퇴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 지도부의 의지가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와 함께, 높은 지지율에 자만한 결과라는 것이다. 당 지지율이 높을 때 여성을 적극적으로 기용해서 정치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는데도, 오히려 남성들의 권력 독점 현상으로 기형화된 상황이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민주당이 여성 공천 의지도, 공당으로서 민주적 대표성에 대한 고민도, 사회 구성원에 드러나지 않은 목소리를 드러내려는 의지도 없다. 단지 자기 사람을 챙겨주기 위한 공천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성, 청년, 노동 대표도 없이 공당으로서의 공천이 가진 함의와 대표자 재생산에서 사회적 책무감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국의 노동당은 보궐선거의 기회는 반드시 여성에게 주는 등의 원칙을 세워 기회를 줌으로써 여성 의원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정당별 의석수는 민주당이 118석, 한국당이 113석로 5석 차이에 불과해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의도 정치권의 지형도가 바뀔 수 있다.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문재인 정부 2년차에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 수 있다.

또 이번 재·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의원들은 모두 남성이기도 하다.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서울 송파을 △서울 노원병 △부산 해운대을 △인천 남동구갑 △광주 서구갑 △울산 북구 △충남 천안갑 △전남 영암·무안 ·신안 △충북 제천·단양 △경남 김해을 △충남 천안병 △경북 김천이다.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주요 후보자 ⓒ뉴시스·여성신문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주요 후보자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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