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잡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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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맥킨지 ‘한국 기업문화 2차 진단 보고서’ 발표 

직장인 88% “기업문화 변화 미흡” 

불통‧비효율‧불합리로 요약되는 국내 기업의 후진적 조직문화가 여전히 근본적 변화 수준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문화 현실에 대해 대다수 직장인들은 ‘청바지 입은 꼰대, 보여주기, 무늬만 혁신, 삽질’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와 맥킨지는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 조사 결과, 2년 전 후진적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 받았던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불통의 업무방식 등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낙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문화 개선효과를 체감하는지’를 묻자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이 59.8%, ‘이벤트성으로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28.0%로 직장인 87.8%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는 응답은 12.2%에 그쳤다. 

세부항목별 변화를 살펴보면 ‘야근’이 31점에서 46점으로 올랐으나 50점을 밑돌았다. 회의(39점→47점), 보고(41점→55점), 업무지시(55점→65점)도 모두 상승했지만 여전히 낙제수준이었다. 회식(77점→85점)만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

기업문화 개선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무늬만 혁신’, ‘재미없음’, ‘보여주기’, ‘청바지 입은 꼰대’, ‘비효율’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주요 기업의 조직건강도를 심층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사대상 8개사 중 7개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약체인 것으로 진단됐다. 4개사가 최하위 수준, 3개사가 중하위 수준, 중상위 수준은 1개사인 가운데 최상위 수준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 영역별 진단결과를 살펴보면 책임소재, 동기부여 항목에선 국내기업이 상대적 우위를 보인 반면 리더십, 외부 지향성, 조율과 통제(시스템), 역량,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에서 글로벌 기업에 뒤처졌다.

대한상의는 조직건강을 해치는 3대 근인으로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 비합리적 성과관리, 리더십 역량부족을 꼽았다. 국내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4대 개선과제로는 △빠른 실행 업무프로세스 △권한·책임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 인재육성 △플레잉코치형 리더십 육성 등을 제시했다.

우선 업무 프로세스 과학화를 위해 기존의 ‘체계적 전략기반 실행’ 프로세스를 빠른 실행에 중점을 둔 ‘시행착오 기반 실행’ 모델로 바꿀 것을 조언했다. 이어 효율성을 강조한 기존의 기능별 조직구조를 통합해 권한과 책임이 모두 부여된 ‘소규모 자기완결형’의 가벼운 조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승진·보상 위주의 인재육성방식을 주인의식·자율성을 기반한 내재적 동기부여 방식으로 개편하고, 탑다운(Top-down) 방식의 관리자형 리더십을 구성원들과 함께 뛰며 업무를 지원하는 ‘플레잉코치형’ 리더십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근대적이고 낡은 한국기업의 운영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 반기업 정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당면 과제의 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기업문화 혁신을 필수과제로 인식하고 전방위적인 개선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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