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스타트업] 엔지니어 워킹맘, 신생아 돌보다 창업…세계로 향한다
[W스타트업] 엔지니어 워킹맘, 신생아 돌보다 창업…세계로 향한다
  • 이유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5.07 11:58
  • 수정 2018-05-16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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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이 마이휴 대표는 “지난해 홍콩, 대만, 일본 수출에 성공했다며 올해 중국 광저우 캔톤페어, 하반기 독일 육아 박람회 참가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은이 마이휴 대표는 “지난해 홍콩, 대만, 일본 수출에 성공했다며 올해 중국 광저우 캔톤페어, 하반기 독일 육아 박람회 참가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터뷰] 김은이 마이휴 대표 

건설회사 다니던 워킹맘

목 못 가누는 첫째 위해 

쿠션 들어간 마마턱받이 개발 

홍콩, 대만, 일본 등 수출

“마이휴 ‘마마턱받이’는 신생아 머리보호 패드로, 아이를 위해 보호자가 착용하는 제품입니다. 아이가 목을 가눌 수 있을 땐 턱받이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김은이(39) 마이휴 대표가 마마턱받이를 직접 목에 두르며 설명을 이어갔다. 2012년 첫 아이를 출산한 김 대표는 현재 두 아이의 엄마다.

한양대 공과대학 학사, 석사를 졸업한 김 대표는 2005년부터 한진중공업 그룹 한국종합기술에서 일했다. 회사 특성상 전체 1000명이 넘는 인원 중 여자 직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토목종합 엔지니어링 환경부 차장으로 근무했다.

10년 넘게 같은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실력을 인정받아 어렵게 유리천장까지 뚫은 그가 굳이 창업리스크를 감수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대답은 ‘워라밸’.

그는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이 거의 불가능해 둘째를 낳기까지도 큰 결심이 필요했다”며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 경제적으론 부족할지 몰라도 아이가 원하는 시기에 옆에 있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째 아이를 돌보며 느꼈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마마턱받이’를 개발했다. 목을 가누지 못하는 갓난아이의 머리가 어른의 몸에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신생아는 보통 5개월까지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어른 어깨나 쇄골에 머리가 부딪친다. 또, 아이 침이나 이물질도 계속 묻는다. 수건이나 거즈를 올려놓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생아용 머리보호 패드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머리에 충격이 덜 갈 수 있을까?’를 궁리하던 중 겉감 안에 3mm 또는 7mm 두께의 쿠션 패드를 넣어 보기도 하다가 라텍스를 이용한 푹신한 패드를 찾아냈다.

또, 아토피가 있던 첫째 아이의 여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땀 흡수율이 높은 순면과 오가닉 코튼 소재를 사용했다.

 

김은이 마이휴 대표가 마마턱받이를 목에 두른 채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은이 마이휴 대표가 마마턱받이를 목에 두른 채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그는 “보통 아이들은 신생아 시기부터 24개월까지 부모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졸리거나 불편한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엄마 옷의 소재가 순면이 아닌 이상 연약한 아기 피부는 아토피와 같은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마턱받이는 평소 옷에 이물질이 묻을 걸 대비해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지 못하는 부모의 패션에도 도움을 준다.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가슴형, 어깨형의 분리형과 일체형이 동시에 제작돼 아이가 조금 크면 턱받이로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동대문 시장을 뛰어나니면서 유기 섬유 인증을 획득한 원단 제조업체를 찾아내고 육아용품을 제작하는 공장을 여러 번 방문하며 제품 개발에 나섰다.

“처음에는 직접 만들 생각은 못했고 누군가 이런 제품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원하는 제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공부하고 자문을 구하면서 뛰어다니다 보니 창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엄마 마음이 만들어낸 발명품은 크게 주목받고 인정받았다. 2014~2016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 금상, 2016~2017 하이서울우수상품 브랜드수상, 2017년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 준대상을 받았다. 지난 4월 열린 세계 3대 발명 전시회인 ‘스위스제네바 국제발명전’에선 은상을 받았다. 현재 특허, 디자인 등록이 돼 있으며 해외 진출을 위한 PCT 출원도 완료했다.

김 대표는 2014년 4월 사업자등록을 냈다. 이후 주문량이 점점 늘고 마이휴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2016년부터는 회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마이휴 사업에 뛰어들었다. 디자이너 1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으며, 김 대표가 아이디어 기획, 디자인 도안, 샘플, 제조양산, 판매, 수출까지 전 과정을 핸들링한다.

실제로 국내 출산율은 사상 최저치인 1.05명까지 떨어지며 초 저출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육아용품 시장은 점점 커지며 프리미엄화되고 있다. 한 명의 자녀만을 갖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녀를 위해 아기 전용 놀이용품이나 먹거리 등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부모들이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휴 마마턱받이 ⓒ마이휴
마이휴 마마턱받이 ⓒ마이휴

김 대표는 “최근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출산 나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주 소비자가 경제 소비력이 있는 사람들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보통 엄마, 아빠,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6포켓’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삼촌 이모들까지 합쳐지만 ‘8포켓’이 된다. 이들이 모두 육아용품 구매자가 되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 추세가 가속화될수록 육아용품 시장은 더욱 고급화되고, 섬세한 수요를 반영한 제품이 환영받게 될 것이다.

이런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마마턱받이의 판매량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육아 프로그램인 KBS2 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배우 기태영이 샘 해밍턴에게 마마턱받이를 출산 선물로 전달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주문량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기태영, 유진 부부는 3년 전 코엑스 베이비페어에 방문해 이 제품을 직접 구매했다. 기태영은 샘 해밍턴에게 마마턱받이를 건네며 “아기 재울 때 아빠가 하는 제품”이라며 “아이가 편안하도록 안에 쿠션이 들어있다”고 친절히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마마턱받이가 정말 필요한 제품이었다는 말을 듣거나 인정을 받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좀 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닻나무를 사용한 천연염색 제품을 만들었어요. 앞으로 야기양말과 손 싸개, 모자, 배냇저고리 다양한 제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마이휴는 해외 시장 진출을 탐색 중이다. “지난해 홍콩, 대만, 일본 수출에 성공했어요. 올해 중국 광저우 캔톤 페어, 하반기 독일 육아 박람회 참가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이휴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작은 회사다. 작년 기준 연매출 1억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크게 성장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우량주다. 엄마의 섬세한 관심과 부지런한 실천이 제품으로 제대로 구현되었을 때, 얼마든지 근사한 상품이 나올 있다는 반증이 되었다는 점에서 마이휴의 성공은 모든 엄마들에게 용기를 준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을 위해 마이휴 성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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