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4년간 16차례에 걸쳐 미얀마를 방문했다는 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이 신간 ‘뜻밖에 미얀마’를 펴냈다.
미얀마를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4년간 16차례에 걸쳐 미얀마를 방문했다는 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이 신간 ‘뜻밖에 미얀마’를 펴냈다.

조용경 이사장 신간 ‘뜻밖에 미얀마’

미얀마 국민성의 뿌리가 된 소승불교

“비록 가난하지만 자존심 강해”

세계 3대 불교유적지 미얀마 바간 등

“로힝야족 문제, 수지에게 시간 더 줘야”

‘머물고 싶은 황금의 나라’라는 부제를 단 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의 저서 『뜻밖에 미얀마』는 언뜻 보면 여행서 같다. “미얀마를 짝사랑해서” 4년간 16차례에 걸쳐 곳곳을 누비며 사원과 파고다, 인물 등을 담은 100장이 넘는 사진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미얀마 전체를 꿰뚫는 인문교양서에 가깝다. 그가 다녀온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미얀마는 사회주의 군사독재국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후진국이지만, 책 속에는 1000년 전 불교 문명을 화려하게 꽃피운 문화와 역사가 신화와 전설과 얽혀있다.

지난달 27일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조 이사장은 “오랜 세월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지만, 앞으로 몇 년 내 베트남을 능가할 정도로 굉장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며 인터뷰 내내 미얀마 예찬을 쏟아냈다.

미얀마는 1962년 네 윈의 군사혁명 이후 2015년 11월 아웅 산 수지의 민주주의 민족동맹이 집권할 때까지 53년간 군사정권이 유지돼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버마식 사회주의를 바탕에 둔 폐쇄주의로 북한과 경제수준이 비슷했다.

“장기간 군사독재가 지속되고 군사정부와 불교가 손을 잡으면서 국민 생활이 매우 피폐하고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라고만 생각했어요. 전력 수준만 봐도 60% 이상의 인구가 아직도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학교를 짓고, 마을에 전기를 공급하는 국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에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코 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포스코 ‘박태준 맨’으로 불린 조 이사장은 퇴직 후 미얀마를 방문하게 됐다. 처음엔 풍부한 지하자원과 목재자원에 주목했지만, 정작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불교 유산이다. 미얀마 국민성의 뿌리가 된 참선과 수행 중심의 소승불교 없이는 미얀마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전 국민의 90% 가량이 불교도인 미얀마는 수 백년에서 1000년 이상의 세월에 걸쳐 지어진 불교 사찰을 자랑한다. 웅장한 탑과 사원이 국토 전역 곳곳에 솟아있다.

조 이사장은 “미얀마가 3대 불교 성지인 양곤에 있는 쉐다곤 파고다, 만달레이의 마하무니 파고다, 몬주의 짜익티요 황금바위사원을 꼭 가봐야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얀마의 바간은 대한민국의 경주와 같은 곳으로, 지역 전체가 불교 유물의 보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다. 세계 3대 불교유적지로 손꼽힌다.

스님은 특별한 존재다. 국민의 90%가까이가 불교를 믿으며 스님을 존경한다. 스님은 미얀마 역사 곳곳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앞장서온 영웅이기도 하다.

조 이사장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탁발을 하면서 수행하는 스님을 국민들은 존경을 넘어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대한다”며 “가난한 나라지만 기부문화가 발달한 것은 이같은 불교문화에서 비롯됐고 이는 곧 미얀마의 정신”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미얀마의 수준 높은 정신문화에 매료됐다.

“국민은 비록 가난하지만 자존심이 대단히 강합니다. 대부분 매우 공손하고 친절하며 외국인에게 도움을 주려고 해요. 천진해 보일 정도로 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군사독재라는 시기를 겪었지만 어느 나라보다 자유롭고 활달하며 불교 문화로 대표되는 정신문화 수준 또한 매우 높다는 걸 금세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미얀마는 135개 민족 중 하나인 로힝야족 학살을 멈추지 않고 있어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가해자는 미얀마 군부다. 그러나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 산 수자가 개입은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비판하고 있다.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사회의 분노가 일어나게 된 계기는 미얀마가 19세기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은 미얀마 국민을 지배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던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을 미얀마에 데려와 중간관리계급으로 임명했다. 전쟁에서는 영국군과 함께 미얀마 불교도를 탄압한 이들이 로힝야족이다.

조 이사장은 이같은 갈등을 아웅 산 수지라고 해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2015년 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90%의 압승을 거두면서 미얀마의 군부독재시대가 끝난 듯 하지만, 여전히 군부가 군대와 중앙경찰을 지휘하며 실권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지가 군부에 대응하면서 민주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90%에 육박하는 불교도들의 지지를 얻어야만 하는 상황이다보니 국제사회로부터 ‘인종 청소’라고 비난받는 로힝야족 문제에 아직은 한쪽 눈을 감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모판에 꽃씨가 떨어져서 커가고 있는데, 왜 꽃을 안 피우냐고 하는 것과 같아요. 미얀마의 선택지는 군부독재시대로 돌아가느냐, 진정한 민주화를 이끌 수지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느냐 둘 중 하나라고 봅니다.”

 

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의 저서  『뜻밖에 미얀마』
조용경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의 저서 『뜻밖에 미얀마』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