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월 30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사무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개소식에 참석했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월 30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사무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개소식에 참석했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정치하고픈 사람이 다양하게

국회·지자체 구성하는 게 정상적인 공동체”

“왜 인간과 여자로 식별돼야 하는가

항의와 주체성의 전환이 꼭 필요한 시기”

“2006년 서울시장 후보로 제가 나왔는데, 2003년 법무부 장관을 할 때도 그렇고, 저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강금실’인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최초'가 따라다니는 세대가 됐어요. 우리가 모두 원하는 게 뭘까요? 그냥 ‘나’인 것, ‘강금실’인 것, 그런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서울 방배동 사무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개소식에 참석해 “여자라는 이유로, 왜 인간과 여자로 식별되어야하는가에 대한 정당한 항의와 또 세상을 바꿔나가는 주체성의 전환이 꼭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지예 후보와의 인연은 미국에서 녹색당의 비전인 ‘생태 문명 컨퍼런스’에 함께 참석하면서 친구가 돼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개소식에 참석하게 됐다고 강 전 장관은 밝혔다.

강 전 장관은 “기존의 선거제도의 장벽을 무너뜨려 여러분 같은 젊은 세대의 정치적 열정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매우 전망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또 죄송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선거제도에서 지역구에서 한 명만 뽑는다거나, 비례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제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정치하고픈 사람이 다양하게 국회를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는 게 정상적인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에 마련된 ‘성평등’ 화장실이 어떻게 돼있는지 들여다봤는데 소변기에 커다란 화분이 들어가 있더라”면서 “이런 여러분다운 다양한 실험과 열정이 정치권에 잘 반영되는 구도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는 일단 이기려고 나가는 것”이라며 “녹색당도 굉장히 여리고 미비한건 사실이지만 모든 변화의 시작은 가냘프고 죽을듯한 조용한 바람과 목소리에서 시작이 되어서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며 “신지예 후보가 의미있는 성공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성공을 위한 방법으로 강 장관은 “의미를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해서 전략적으로 철저히 파고들어야 한다”라면서 “최소한 우리 모두가 역사적인 첫걸음을 떼었다. 여자라는 이름으로,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짓밟히고 차별 받는 시대를 종식시키겠다는 선언의 첫걸음을 떼었다는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고, 우리 국민들과 함께 그것을 공감하는 인식의 확산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지예 후보측은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를 페미니스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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