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뛰어넘은 놀라운 진전

비핵화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평화 협상 여성 참여 확대 필요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모아 소개하는 해외 뉴스 웹사이트 화면 ⓒThe Gruardian, CNN, BBC, NHK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모아 소개하는 해외 뉴스 웹사이트 화면 ⓒThe Gruardian, CNN, BBC, NHK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외신들의 반응도 뜨겁다. 주요 외신들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측으로 넘어가 악수하는 장면을 배치하고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사전 계획에 없던 김 위원장과 이에 흔쾌히 화답한 문 대통령의 모습이 전 세계의 눈길을 끈 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27일 오전 판문점으로 출발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시작으로 두 정상의 만남과 일거수일투족을 속보로 전했다. 영국 BBC와 미국 CNN 등은 TV를 통해 회담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했으며 영국 가디언 등은 홈페이지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별 페이지를 개설해 분단위로 쏟아지는 각종 소식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SNS의 반응까지 시시각각으로 전달했다. 일본 NHK는 스튜디오에 한반도 전문가를 불러 회담의 의미와 전망을 소개하며 생중계했다.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는 큰 진전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정상의 만남은 놀라울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였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었다”는 현장 기자들의 반응을 전하면서도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회담 때도 비슷한 분위기의 소식이 쏟아졌으며 훨씬 구체적인 결과와 절차까지 나온 바 있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또한 이번에 남북 지도자가 종전을 약속하고 DMZ 평화지대 전환, 한반도 비핵화 등을 선언했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거의 없으며 특히 미국과 중국, 북한 3국 사이에 맺어진 한반도 평화조약을 결론지을 힘이 두 나라 정부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의 칼럼니스트 자넷 데일리는 “20세기 동서냉전시대의 마지막 장인 한반도의 갈등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음에도 이것이 평화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이번 선언문이 ‘모욕 발언 공장’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무모한 적대감이 폭주한 결과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김정은은 미국의 갖은 협박에도 오랫동안 살아남은 북한의 독재 가문 출신이며 이미 트럼프의 폭주를 영리하게 이용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포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NBC는 “가장 큰 의문점은 김정은이 북한의 오랜 야망이었던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정말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도 성공적으로 이행되지 못했던 많은 합의가 있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70년간 이어진 북한 정권의 본질이 단 하루 만에 바뀔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으로는 이번 회담이 남성들만의 회담으로 진행된 것을 지적하며 유일한 여성 참석자였던 김여정에 주목하기도 했다. CNN과 데일리매일 등 외신들은 김여정의 이력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며 그가 김정은 위원장의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김정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DMZ 도보 종단을 진행하기도 했던 국제여성단체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는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선언한 남북한 정상들의 용기와 지혜에 찬사를 보낸다”며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축하하는 성명 속에서 양국 정부에 더 많은 여성을 참여시킬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는 “평화협상 과정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많아질 때 평화 지속의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여성의 관점은 안보를 정의하는데 있어 필수적이고 여성들의 권한이 향상된 사회에서 전쟁 가능성도 적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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