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필드 육지거북, 금별이 ⓒ김연정
호스필드 육지거북, 금별이 ⓒ김연정

수의대를 다니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이곳은 정말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꿈을 갖고 모인 곳이라는 것이었다. 모두 다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마음에 가득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은 색다른 동물을 기르고 있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동물들과, 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특별한 동물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강아지, 고양이와 다르지 않음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해외에서 온 호스필드 육지 거북 ‘금별이’를 키우는 친구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Q. 금별이를 소개해주세요.

A. 금별이는 키운 지 2년이 다 돼가는 ‘호스필드 육지 거북’ 입니다. 아직은 어린 거북이지만, 그래서 더 에너지도 넘치고 음식 앞에서는 한없이 빨라지는 것 같아요.

Q. 금별이는 어떻게 키우게 됐나요?

A. 특별한 동물이라고 해서 이유는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아요. 남자친구가 파충류를 아주 많이 좋아했고, 그 옆에서 자연스레 제 관심도 높아졌어요. 다양한 파충류들 중에서 거북이가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작은 자취방에서 키우기에는 수생 거북이보다는 육지 거북이가 더 적합할 듯해 육지 거북이를 키우게 됐습니다.

Q. 해외 육지 거북이는 어떤 방식으로 입양하게 되나요?

A. 특수동물을 입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금별이 같은 경우에는 대전 내 특수 동물숍에 직접 방문해 건강하고 활력이 좋은 개체를 골랐고, 집에 데려온 후에는 정해진 기간 안에 환경청에 사이테스 종(국제멸종위기종) 신고를 했습니다. *사이테스 종 신고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국제적 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사이테스 해당 생물의 보유, 폐사, 거래 등의 신고를 의무화한 것이다.

Q. 다양한 동물 중에서 육지 거북이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학교 동물병원 옆에 있는 야생동물센터에서 근로장학생으로 근무했을 때 호스필드 육지 거북이가 들어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거북이에게 먹이로 채소를 많이 챙겨주곤 했었는데, 그 기억이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아, 그 거북이와 똑같은 개체인 호스필드 육지거북이를 입양하게 됐어요.

Q. 소개하고 싶은 금별이와 관련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처음 금별이가 왔을 때, 집주인 아저씨께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그러다 한 번 들켰는데, 정말 최선을 다해서 금별이는 냄새가 없고 소리도 없는 동물임을 강조하며 설득하느라 진땀을 뺏던 기억이 나네요. 거북이는 온욕을 할 때 수분이 보충되기 때문에 대변을 훨씬 잘 보고 요산 배출도 탁월하게 합니다. 그래서 금별이 온욕을 시켜주는데, 정말 금별이의 몸집만 한 대변을 본 걸 보고 깜짝 놀랐던 추억도 있어요. 누군가를 위해 노래한 것도, 또 금별이 만을 위해 노래한 것도 그날이 처음이었어요.

Q. 금별이를 키우면서 특별히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 거북이는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반려동물이다 보니, 올바른 사육환경, 백신, 치료제 등도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거북이를 데려갈 동물병원이 정말 드물기도 합니다. 아직은 특별히 아픈 적은 없지만, 혹시나 있을 위급상황이 조금은 두렵기도 해요.

Q. 특별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달라진 점도 있나요?

A. 병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식이요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거북이가 먹어도 되는 채소들을 골고루 먹이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 어린 거북이다 보니 채소가 많이 남아, 자연스럽게 저도 같이 채소를 많이 먹게 되는 좋은 영향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언제든지 함께 사는 누군가를 생각하고 행동을 하다 보니, 조금은 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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