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광장에 들어선 밀리센트 개릿 포셋 동상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소개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영국 의회광장에 들어선 밀리센트 개릿 포셋 동상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소개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여성참정권 운동가 개릿 포셋

윈스턴 처칠과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 등 동상이 자리 잡고 있는 영국 의회광장에 처음으로 여성 동상이 들어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 옆 의회광장에서 여성운동가 밀리센트 개릿 포셋(Millicent Garrett Fawcett, 1847∼1929)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영국 의회광장에는 150년 전인 1867년 영국 정치가 조지 캐닝의 동상을 시작으로 처칠과 링컨을 비롯해 최근에는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까지 전 세계 역사를 이끈 유명 인사 11명의 동상이 세워졌지만 여성 동상이 선정된 것은 포셋이 처음이다. 포셋 동상은 '용기가 모든 곳의 용기를 촉구한다(Courage calls to courage everywhere)'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이는 1913년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며 달리던 국왕의 경주마 앞에 몸을 던진 에밀리 데이비슨을 추모하는 연설에서 포셋이 말한 내용이다.

포셋은 1866년부터 여성 참정권 운동에 나서 전국여성참정권연합(NUWSS)을 설립했고 교육운동에도 앞장서 여자대학인 케임브리지대학 뉴넘칼리지 설립에도 기여하는 등 50년 넘게 여성운동에 헌신했다.

포셋 동상이 세워지게 된 것은 여성운동가이자 작가인 캐롤라인 크리아도-페레즈가 2016년 여성의날을 맞아 의회의사당을 찾았다가 의회광장에 있는 11개의 동상이 모두 남성인 것을 인식하고 여성 동상을 세우기 위한 서명운동에 나서며 시작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를 지지하면서 동상 제작은 탄력을 받았고, 여성 참정권 인정 100주년을 맞아 이번에 제막식을 했다.

2.54m 높이로 만들어진 포셋의 동상은 터너상 수상자인 영국 여성 현대미술가 질리언 웨어링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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