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에서 또 다시 미투(#MeToo·나도 말한다) 폭로가 나왔다.  교내 성평등상담센터 조사위원회가 열리기 전부터 가해 교수로부터 연락을 받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7일 부산대 박사수료생 A씨는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부산대 B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이날 A씨는 “인권센터에서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사건을 축소시킨 느낌을 받았다”며 “조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B교수로부터 연락이 오는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A씨는 “현재 B교수는 사건을 피해 퇴직하려 한다”며 “학교와 기관에서 공정한 처리가 이뤄져야 이 긴 고통 속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다. 교내에서 공정한 처벌이 이뤄진 다음 사표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2년 전 A씨는 논문 심사위원장인 B교수에게 노래방에서 키스 등의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A씨가 화장실로 자리를 피하자 B교수는 A씨를 따라 들어와 다시 성추행했다. B교수는 A씨에게 논문 심사를 언급하며 “니가 좋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이 사건에 대해 교내 성평등센터에 사건 조사를 요청했으나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는 두려움과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사건을 무마시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 후 A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렸고 대학논문도 미뤘다.

최근 미투 운동 확산으로 용기를 얻은 A씨는 다시 교내 성평등센터에 사건 조사를 의뢰했다. 성평등센터가 인권센터로 조직개편하면서 조사위원회가 일주일 연기됐다. 그 가운데 B교수가  A씨의 지도교수에게 중재자 역할을 부탁하며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이날  A씨 기자회견을 통해 "성평등센터가 조직개편하면서 해당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다"며 "학생의 마지막 희망인 인권센터에서 이런일이 일어난 것을 납득할 수 없다. 신고 안내를 믿고 권하는 센터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피해자들이 어디에 기댈 수 있나"고 호소했다.

부산대학교 관계자는 “인권센터로 조직개편이 되었지만 성평등센터의 업무는 그대로이기에 사건이 축소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은 “대학가에 미투가 한창이다. 상담소에서는 학생들에게 대자보보다 성평등센터 등 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을 한다. 학생들이 제도화된 시스템(성평등센터)을 믿고 조사를 맡기는데 그 곳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한다면 제도적 보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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