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배희·서지현, 한국여성지도자상 수상
곽배희·서지현, 한국여성지도자상 수상
  • 강푸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4.17 16:27
  • 수정 2018-04-1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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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WCA연합회 ‘제16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에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

가정문제 알리고 가족법 개정 앞장서

젊은지도자상에 서지현 검사

‘미투’ 운동 촉발해 여성인권 향상 기여

 

시상식을 마친 후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젊은지도자상을 대리 수상한 법무법인 문무 조순열 대표변호사, 김예원 변호사,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 소장,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강정훈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왼쪽부터)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YWCA연합회
시상식을 마친 후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젊은지도자상을 대리 수상한 법무법인 문무 조순열 대표변호사, 김예원 변호사,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 소장,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강정훈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왼쪽부터)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YWCA연합회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이 지난 45년간 여성들의 가정문제 법률구조와 가족법 개정운동에 앞장서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16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을 받았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검찰 내 성폭력을 고발하며 한국사회의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촉발, 여성인권 향상에 기여해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한영수)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제16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열었다. 한국여성지도자상은 여성권리 확립을 위해 힘쓴 박에스더 한국YWCA 고문총무의 정신을 기리며 한국씨티은행의 후원으로 2003년 제정됐다. 대상은 창조와 봉사의 정신을 발휘해 여성지도력 향상에 공헌한 여성 지도자에게, 젊은지도자상은 미래 여성의 역할을 열어가는 만 50세 이하 여성에게 수여한다.

이날 대상을 수상한 곽 소장은 한국 최초의 가정문제 전문 상담기관이자 민간 법률구조 법인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1973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2000년 제3대 소장으로 취임, 현재까지 법률구조 활동을 통한 여성권익 향상에 헌신하고 있다. 그는 가부장적 문화와 법적 차별 속에 있던 여성과 소외계층을 위해 가족법 개정운동, 법률구조활동을 하며 가정과 남녀 모두가 법 앞에서 정의롭고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헌신해왔다. 특히 그는 가정문제 법률상담에서 나타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동성동본금혼 폐지, 호주제 폐지, 가정폭력특별법 제정, 이혼숙려기간 및 이혼 전 상담 제도화와 양육비 이행확보 관련 법 제정 등 가족법 개정 운동에 앞장섰다.

곽 소장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사회적인 관습이나 제도, 법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평가절하됐다.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저는 고통 받고 번민하는 소외계층 이웃들의 목소리에 답하기 위해 힘써왔다. 상담소도 여성인권, 성평등, 가족구성원의 복리 등 사회적 약자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해왔다”면서 “‘여성들의 하나된 목소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 가정과 사회에 완전한 성평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가 그리고 상담소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젊은지도자상은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해 ‘미투’ 운동의 발판을 마련한 서 검사가 받았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발은 권력과 결탁한 성폭력 앞에 침묵을 강요받거나 숨죽여야 했던 여성들에게 큰 힘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고발을 계기로 문화예술계, 정치계, 연예계, 학계, 종교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돼 여성인권 향상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었다. 특히 정의와 공정함을 구현해야 할 사법조직인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을 세상에 드러내 성범죄가 남성 개인의 일탈이 아닌 가부장적 권력구조와 성차별적 위계문화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성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일깨웠다.

이날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서 검사를 대신해 법률대리인인 김예원 변호사와 조순열 변호사가 상패를 받았다. 이어 김 변호사가 서 검사의 수상소감을 대독하고, 조 변호사는 서 검사의 현재 상황과 심정을 전했다.

김 변호사가 대독한 수상소감에서 서 검사는 “검찰 내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강자들의 성폭력과 피해자에게 치욕과 공포를 안겨줘 스스로 입을 닫게 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현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성폭력은 범죄라고, 가해자의 잘못이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검찰은 정의 수호 기관으로 바로 서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은 공격적 폭로가 아니라 공감과 연대의 운동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목소리 내는 순간 가해자가, 조직이, 사회가 비난과 부인, 은폐와 보복을 시작한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힘겹고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검찰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에 뜻을 함께하는 연대의 응원 속에서, 수많은 공감의 목소리 속에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작은 소망에서 시작한 일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서 검사 대신 단상에 선 조 변호사는 “한국YWCA연합회에서도 상을 주시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서 검사가 큰 힘을 얻고 있다. 서 검사 또한 이를 계기로 여성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지도자가 되리라 다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가 힘겹게 싸워가야 할 과정에 성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과 함께 받은 상금은 여성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분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서 검사의 뜻을 밝혔다.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부정의하고 불합리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직접 알리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행동함으로써 평등과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로 변화를 이끌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여성들이 힘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여러분과 우리가 함께 힘을 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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