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자전거 전용차로 개통 이틀째이자 첫 월요일을 맞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4가에 설치된 자전거전용차로에서 자전거를 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를 위반하면 오토바이는 4만원, 자가용은 5만원, 승합차는 6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하며 3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단속에 들어간다. 2018.04.09. ⓒ뉴시스·여성신문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 개통 이틀째이자 첫 월요일을 맞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4가에 설치된 자전거전용차로에서 자전거를 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를 위반하면 오토바이는 4만원, 자가용은 5만원, 승합차는 6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하며 3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단속에 들어간다. 2018.04.09. ⓒ뉴시스·여성신문

서울시, 자전거전용차로 시대 개막

‘도로 다이어트’로 녹색교통 인프라 확대

도심~여의도~강남 자전거도로망 구축…

레저 수단에서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따릉이’도 출퇴근시간에 집중 이용돼

“종로에 자전거전용차로가 생겨서 차가 더 막힌다고요? 서울 시내에 차를 몰고 진입하는 게 불편하니 갖고오지 못하게 하고,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게 만들자는 것이 시의 입장입니다.”

서울 종로에 지난 8일 자전거전용차로가 개통되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가뜩이나 혼잡한 도로에 자전거까지 끼어들어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교통체증을 늘리는 엉터리 행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과 자전거로 대체하자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서울시가 도심의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차량 진입을 줄이고 녹색교통 인프라를 늘리는데 나섰다. 버스전용차로를 만들면서 남은 공간을 활용해 종로1가~5가까지 2.6km에 이르는 도로 한켠에 종로 자전거전용차로를 만들었다. 암적색으로 표시한 가로 1미터 남짓의 자전거전용차로는 자전거전용도로와 마찬가지로 오직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다.

‘도로 다이어트’는 차로 수를 줄이거나 차로 폭을 조정하는 것으로, 자동차 교통의 속도 저감과 자전거 및 보행 공간의 확보를 통해 쾌적한 도심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대중교통을 지향하는 도시정책에 부합하며, 추가 부지 확보가 필요 없어 도시교통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서울시는 자전거가 타 교통수단을 대체해 출퇴근 가능한 수준의 실질적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심 자전거전용도로망을 구축해 서울을 파리, 시카고 같은 자전거친화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공공자전거 ‘벨리브’를 운영하면서 자전거전용도로를 구축한 프랑스 수도 파리는 도입 첫해인 2007년부터 3년간 자전거교통분담률을 1%에서 5%로 끌어올렸다. 미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자전거친화적인 도시로 선정된 시카고는 2013년부터 공공자전거 ‘디비’를 운영, 간선도로변 자전거전용차로를 늘리고 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올해 3월 회원 수 62만명을 돌파했다. 2015년 9월 도입했으니 2년6개월 만이다. 이용 시간대도 출퇴근시간에 38%로 집중돼있어 교통수단으로 서서히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서울시는 5월에는 청계천변 자전거전용도로 구축에 들어가 1단계 계획인 종로~청계천변~종로간 도심 환상형 자전거도로망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한양도성~여의도~강남을 잇는 약 73km의 2·3단계 자전거도로망도 연내 밑그림을 완성할 계획이다. 타 교통수단을 대체해 출퇴근용으로 용이하도록 지역과 도심을 연계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방독면을 쓰고 자전거를 타며 미세먼지 대책 촉구 캠페인을 벌인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서울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방독면을 쓰고 자전거를 타며 미세먼지 대책 촉구 캠페인을 벌인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중장기적으로 볼 때 자전거 도로는 미세먼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시내 초미세먼지 유발 요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동차로 35%에 달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민의 자전거 이용률을 2.7%가량으로 파악한다. 2015년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10%로 향상될 경우, 대중교통과 승용차로 인한 교통 수송 분담률이 24% 감소하고, 자동차 주행속도가 36km/h로 증가한다. 미세먼지도 12%나 감소한다.

이민호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이번 종로 자전거전용차로 개통을 시민들이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의 자전거 차선이 그동안 강변 위주로 마련되다보니 교통수단이라는 인식보다는 레저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것이다.

이 활동가는 환경의 측면에서는 “자동차가 줄면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얘기이고 대안 이동수단으로 대중교통과 자전거가 부각되는 것”이라면서 “종로에 자전거 차선 하나 생겼다고 해서 급격하게 바뀌진 않겠지만 전용차선이 계속해서 점점 늘어나고 그것을 연결해서 자전거를 타기 편한 환경이 조성되면 이용자가 증가할 거고 서서히 시민들의 인식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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