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A씨 “특정 여성들과 댓글 싸움... 제 글만 남아 억울하다”
소방관 A씨 “특정 여성들과 댓글 싸움... 제 글만 남아 억울하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4.15 01:14
  • 수정 2018-04-16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방관 직업 비하 만큼은 하지 말아달라”

SNS에 수차례 여성혐오 글을 올려 논란이 된 소방관A씨가 “제가 쓴 게 맞고 그런 단어를 사용한 것은 잘못했지만 억울한 점도 있다”고 밝혔다. 

A씨는 14일 오후 본지의 단독 기사가 보도된 직후 기자에게 연락을 해왔고, 전화 통화와 메시지를 5시간 넘게 주고받으며 밤 늦게까지 대화를 이어나갔다. 기자는 단독 보도에 앞서 해당 소방서에 소방관과 통화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수화기 넘어 A씨의 목소리는 감정이 상당히 격앙된 상태였다. 소방서는 3일 전 자체 감찰을 시작했고, 기사 보도 전부터 이미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두려움에 마음을 진정할 수 없어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집에서 나왔다고 했다.

A씨는 이번 일이 있기 전에는 ‘피싸개’(월경을 비하한 표현)나 여성 살해 같은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평상시에 서로 남혐, 여혐하는 사람들 댓글은 쳐다도 안 봤다”고 했다. 그러다가 “자신을 공격하는 ‘페미’라는 여성 40~50명에 비방과 욕설을 듣다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똑같은 식으로 맞대응한 것”이라는 것이다. 피싸개라는 말은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이번에 처음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기사가 보도된 이후 A씨는 피싸개라는 말을 쓰게 된 이유가 ‘*싸개’, ‘*물싸개’라는 남성비하 표현을 듣고나서 대꾸하기 위해 처음 한 것이라고 알려왔다)

그런데 본인을 공격하고 분노하게 만든 그 댓글과 게시물들은 찾을 수가 없고 본인의 글만 캡처돼서 퍼날라지고 있어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소방관’이라는 직업 때문에 이렇게 논란이 커질 줄 몰랐고, 그 정도 욕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Q.여성혐오 댓글을 쓰게 된 경위는?

-4월 초 쯤 인스타그램에서 제주도의 한 택시기사가 24개월 아기를 성폭행했다는 사건 기사를 봤다. 그 기사 댓글에 무고가 의심된다는 내용이 있었고, 성범죄자 대부분이 택시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후 경찰 조사 결과 택시기사가 혐의없음으로 드러났는데도 여성들이 사과는커녕 계속 비아냥댔고, 제가 댓글로 욕을 했다. 그러자 저에게 욕설, 비아냥 등 댓글이 시작됐다. 저도 감정이 너무 상해서 같이 욕설을 했고, 댓글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던 중 3~4일 지나 다른 기사 두개에도 댓글을 썼다. ‘남성의 절반 이상이 성매매 구매자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저는 기사에 통계가 허위라고 느꼈다. 저도 한 적이 없고, 주변에도 없으니까. 그런데 댓글에 절반은 도를 넘어 너무 심했다. ‘성폭행 가해자 98%가 남성’ 기사에는 죽은 조민기를 비아냥하는 댓글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욕설이 오간 거다.

Q.구체적인 댓글 내용은?

-느개*, 한남*, 실자*, 6.*가 딱 너, 조팔 생긴거 봐라, 병신, 재기, 민기해, 너두 곧 뒤질 듯, 200충 거지 소방관(월급 200만원), 머리에 근육만 든 놈들 하는 직업 아니냐, 사람 구하면서 여자애 있으면 성폭행하려고 군침 흘린다 등등. 댓글 말고도 이런 내용의 메시지도 4개 정도 받았다. 그래서 저도 여성혐오 댓글을 일일이 썼다.

제 개인정보도 하나씩 공개됐다. 제 사진을 퍼가서 올려놓고 단순한 욕부터 외모가 오징어라고 하고, 소방서 이름도 나오고, 제가 누군지 안다면서 장난전화 할 사람 번호 줄테니 쪽지를 자신한테 보내라고 하는 등 하는 등의 욕설이 달렸다.

Q.신상정보가 노출된 후에도 욕설 글을 계속 썼는데.

-저에게 전화한다고 해서 제가 중단하면 약해보일까봐 오기를 부렸다. 그들에게 지기 싫었다.

Q. 본인이 받은 욕설 글을 보여달라.

-싸움이 심해져서 며칠 간 인스타에 안들어 갔는데 그 사이 문제가 커지는 것 같아 뒤늦게 캡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미 그들은 댓글과 게시물을 삭제했다. 저도 계정을 삭제해서 메시지도 남아있지 않다. 소방서 감찰팀이 며칠 전 계정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말을 잘못한 게 맞다. 죄송하다. 이번 댓글싸움 전까진 여성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다. 혼자서 욕설을 하고 이상한 글을 쓴 사람으로 취급받아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저도 사람인지라, 저에게 욕하는 사람들을 이기고 싶었다. 일 대 다수로 싸움을 하다 보니 저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특히 소방관에 대해 비하하는 욕을 들으면 반드시 찾아가서 저도 욕을 했다. 직업 비하 만큼은 하지 말아달라. 

한편 ‘현직 남성 소방관, SNS에 살해당한 여성 모욕글 올려’ 기사는 누리꾼들 사이에 큰 관심을 모은 가운데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소방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여성혐오와 남성혐오 댓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