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재단‧여성신문 공동캠페인 ‘100인 기부 릴레이’ ②

여성 창작자 지원하며 모금도

1석2조 모금 활동하는 이슬아씨

숙명여대 중앙여성학회 S.F.A·

국제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국군간호사관학교 등도 동참

 

이슬아씨가 국민대 종합복지관에서 여성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씨는 자신이 기획한 ‘100개의 작은 디딤돌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고 판매 수익금으로 기부도 하는 1석2조 방식의 새로운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슬아씨가 국민대 종합복지관에서 여성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씨는 자신이 기획한 ‘100개의 작은 디딤돌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고 판매 수익금으로 기부도 하는 1석2조 방식의 새로운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대학가에 페미니즘 열풍이 불고 있다. 잇따른 여성혐오 범죄와 사건을 접하며 사회 구조와 문화 속에 스며든 성차별을 자각하게 된 대학생들은 페미니즘 동아리와 소모임을 만들고 캠퍼스 내에서 성차별,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계기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일상 속 변화를 만드는 움직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작은 움직임의 하나로 기부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대학생들은 ‘한국여성재단 100인 기부릴레이’에 모금에 앞장서는 ‘이끔이’로 참여한 교수를 통해 ‘주자’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학생 개인이 직접 참여하거나 대학, 동아리 차원에서 동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경화 한국여성재단 나눔기획팀 팀장은 “예년과 달리 100인 기부릴레이에 대학생 등 젊은 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며 “미투 운동 등을 계기로 성평등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국민대 1학년 이슬아(20)씨는 학교 종합복지관 1층 엘리베이터 앞 작은 테이블 앞에 앉아 매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사진과 배지, 엽서, 여러 책자들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었다. 물품들은 ‘100개의 작은 디딤돌 프로젝트’(이하 작디돌 프로젝트)에ㅇ 참여한 10~20대 여성 창작자들의 작품들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 창작자의 창작물을 재능기부 받고, 이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한국여성재단 100인 기부릴레이에 전달하는 프로젝트다. 젊은 창작자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모금도 하는 1석2조 기부 방식으로 이씨가 직접 기획했다.

이씨는 올해로 8년째 ‘이끔이’로 기부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다. 이끔이 10년차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이끔이로 활약했다. 이씨는 “중고등학교 때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이끔이 활동을 해 열심히는 했지만 재미가 크지 않았다. 특히 반수를 했던 지난해에는 ‘나도 힘든데 모금 활동을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나만의 방식으로 모금을 하면 오랫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작디돌 프로젝트 기획 동기를 설명했다. 시집 『스무 살의 시』 등을 내고 작품활동을 하는 창작자로서 또래 창작자들과 소통하고, 더 활발한 작품활동을 돕기 위해 자연스레 창작 지원 방식을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그는 수능시험을 앞둔 8월 프로젝트 기획을 시작해 수능시험이 끝난 직후인 11월 직접 만든 기획서를 들고 한국여성재단을 찾았다. 이씨의 어머니 이윤정 경인여대 교수는 “나중에 슬아가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재단에 제안했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깜짝 놀랐다”며 “그동안 주위 사람들을 설득해 주자로 참여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만 기부릴레이에 동참했는데,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는 슬아의 모습에 딸이지만 오히려 본받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올해로 8년째 ‘이끔이’로 기부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는 이슬아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올해로 8년째 ‘이끔이’로 기부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는 이슬아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씨는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대학로 등 서울 시내와 대학에서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할 작품과 매대, 의자까지 들고 다니며 하루종일 부스를 지키며 손님들을 상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20여명의 작가들과 소통을 하며 의견을 조율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래도 이씨는 “즐겁다”고 했다. 학내 페미니즘 동아리 활동을 하며 페미니즘 이슈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고, 작가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처음 시작할 때보다 몇배는 힘이 들지만 저만의 방식으로 모금을 하고 작가들의 활동도 지원할 수 있어 재미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모금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지난 2008년부터 10년째 학교 차원에서 100인 기부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다. 평등과 조화 속에서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보탬이 되기 위해 시작한 모금 활동이다. 전체 단체 중 기부에 참여하는 주자 수가 세 손가락에 들 정도로 매년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교 측은 “성의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여성이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서 지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이끔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지난 2009년 김수정 교수가 이끔이로 참여해 완주한 경험7이 계기가 돼 2010년부터 국제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차원에서 이끔이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7년간 매년 단체 기부릴레이를 펼쳐 모두 ‘완주’했다. 사이버대학 특성상 학생들이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기회가 적기에 매년 봄 MT를 맞아 기부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김수정 교수는 “학생들이 대부분 여성들이고 늦게 공부를 시작한 만큼 많은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하는 마음이 있다”며 “작은 참여가 세상의 딸들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하며 매년 다음 번 100인 기부릴레이’를 즐겁게 기다린다”고 전했다.

숙명여대 중앙여성학회 S.F.A(Sookmyung Feminists Association)는 올해 처음 이끔이로 참여한 페미니즘 동아리다. 학내 성차별 문제를 공론화하고, 학교에 성차별 제재할 수 있는 기구 마련을 요구하는 등 80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주현(21) S.F.A 부장은 참여 계기에 대해 “최근 새로운 페미니즘 조직이 늘고 있는데, 직접 참여해보면 재원과 조직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한국여성재단 100인 기부릴레이를 통해 조성된 모금액이 지원이 필요한 조직들을 지원한다는 사실이 반가워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F.A는 현재 100인 기부릴레이 관련 팀을 꾸려 학교 커뮤니티와 교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부장은 “이번 이끔이 활동을 시작으로 모금을 통해 우리와 같은 페미니즘 조직을 지원하는 동시에 S.F.A도 내년에는 한국여성재단의 후원을 받아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여성재단은 더 많은 청년세대가 성평등 사회 조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부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조만간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00인 기부릴레이’란?

한국여성재단의 ‘100인 기부릴레이’는 남녀노소 국적 불문 누구나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금 캠페인이다. 시민모금가인 ‘이끔이’를 중심으로 가족, 친구, 동료, 이웃이 ‘주자’로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팀플레이 기부로, 4월 1일부터 30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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