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스타트업] 부토니에로 액세서리 새 시장 개척
[W스타트업] 부토니에로 액세서리 새 시장 개척
  • 이유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4.10 13:42
  • 수정 2018-04-1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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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미 바이수미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장수미 바이수미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인 기업 ‘바이수미’(By Sumi)가 새로운 액세서리 시장에 도전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근처 카페에서 만난 장수미(36) 바이수미 대표의 재킷에는 꽃 모양의 부토니에가 달려 있었다. 용기와 로맨틱을 상징하는 부토니에에 매력을 느낀 장 대표는 이미 유럽 등 해외에서 사랑받고 있는 부토니에를 직접 디자인해 국내에 선보였다. 간편하게 멋을 낼 수 있는 부토니에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을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부토니에는 ‘단추 구멍’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유럽 봉건시대에 전쟁에서 돌아온 기사나 군인들에게 승리와 용기를 기리는 의미로 훈장처럼 가슴에 꽃 한 송이를 꽂아 준 것에서 유래했다. 현대에 와서는 정장 왼쪽 라펠 상단에 꽂는 액세서리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최근에는 재킷이나 셔츠 깃, 포켓, 가방 등 원하는 곳에 연출해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남녀 구분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부토니에, 에스콧타이, 브로치 등으로 구성된 바이수미 풀패키지 세트 ⓒ바이수미
부토니에, 에스콧타이, 브로치 등으로 구성된 바이수미 풀패키지 세트 ⓒ바이수미

장 대표가 2015년 론칭한 ‘바이수미’는 부토니에, 행커치프, 브로치 등을 한국의 전통적인 디자인과 트렌디한 감각으로 재해석해 제작한 패션아이템 전문 브랜드다.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상품들로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다양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대표 아이템인 복주머니 시리즈는 복주머니와 훈장을 모티브로 한국적인 멋을 뽐낸다.

장 대표는 국내에 부토니에 전문 브랜드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틈새시장 공략이었다. 남성 액세서리를 하겠다고 하자 사업성이 없다며 창업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장 대표는 자신의 확신을 믿었다. 2015년 정식으로 온라인 몰을 시작하기 2년 전부터는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주문을 받으며 고객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초창기부터 좋은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성 있는 디자인을 알아본 남성들이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유명 백화점에서도 바이수미를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1월 롯데백화점 입점에 성공했다. 현재 명동 본점과 잠실의 에비뉴얼, 수원과 대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남성 편집숍인 ‘다비드 컬렉션’에서 판매 중이다. 남성 전문 액세서리 전시회인 ‘맨즈쇼’에 참여했다가 백화점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다.

최근까지도 바이수미는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나아가 스타필드 고양 멘즈샵, 온라인 펀샵 등에도 입점을 하게 된 것이다. 매출 또한 상승곡선이다. 장 대표는 “해마다 2배 이상 매출이 오르고 있다. 2015년 12월과 비교해 현재 매출이 4~5배 정도 상승한 수준”이라며 “지난해부터는 여성들을 겨냥한 플라워 시리즈 브로치 등을 선보이며 남녀 구매 비율이 거의 절반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달 5월을 기점으로 선보이는 ‘카네이션 시리즈’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빨강, 분홍, 흰색의 카네이션을 제작했어요. 부토니에와 함께 여성들도 착용할 수 있도록 자석 형태 브로치도 같이 판매했는데 이때부터 여성 고객들의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어요.” 현재는 1인 기업이지만 물량이 많을 땐 프로젝트팀으로 가동된다. 늘어나는 주문 탓에 향후에는 직원 채용 계획도 갖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도 어버이날을 기념해 부토니에, 브로치 등 카네이션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당장 이번 주부터 디자인을 오픈하고 예약판매를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중학생 때 돌아가신 어머님을 떠올리며 디자인한 제품으로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작업 중 하나”라며 “지난해만 약 3000개 판매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보인 브로치형 카네이션 시리즈 ⓒ바이수미
지난해 선보인 브로치형 카네이션 시리즈 ⓒ바이수미

승승장구하던 바이수미였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초창기 미개척지였던 국내 부토니에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부터가 외로운 싸움이었다. 레드오션에 뛰어든 사업들과 달리 사람들에게 왜 이 제품을 사야 하는지 가치를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됐을 땐 데스밸리(Death Valley·창업 3~5년 차 기업이 겪는 경영난)가 오기도 했다.

흔들릴 땐 주변 멘토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한국여성벤처협회(이하 여벤협) 소속 선배들이 해주는 따뜻한 위로가 큰 위안이 됐다. 장 대표는 여벤협 미래성장위원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여성 벤처 대표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쌓는다. 창업 10년 차 이상의 여성 기업 대표들이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성장 노하우나 위기 극복 방법을 나누기도 한다.

“창업 자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과정 중 하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여벤협 미래위 활동이 큰 도움이 됐어요. 이전에는 여자 창업자로서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곳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여벤협에 오니 정말 비슷한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거예요. 평소 선배들이 언니, 엄마처럼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한마디 말, 위로, 응원을 통해 정신적으로 큰 힘을 받죠.”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장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중국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다. 이 회사에서 아가타, 필그림 등의 해외 유명 액세서리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며 5년간 일했다. 장 대표는 “이곳에서 여성들은 결혼하면 퇴사를 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고 나가야 하는 소모품에 불과했다”며 “시스템을 주도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면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6살 때부터 손바느질에 재미를 느껴 비즈, 종이, 한지, 매듭, 퀼트, 십자수, 프랑스자수 등 안 해본 공예가 없다는 장 대표는 “평생 사용할 에너지를 20대에 작업하느라 다 썼다. 대학생 땐 취미로 만들던 반지 등의 액세서리를 가판대에서 팔았던 적이 있는데 한 마디로 대박이 났다”며 “지난 30년 동안 쌓아온 재능을 살려 앞으로도 감각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바이수미는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가격대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는 골드, 실버 라인 등 지금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부토니에 제작도 고려하고 있다. 장 대표는 “부토니에라는 아이템을 더 대중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부토니에 선물하면 ‘바이수미’가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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