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연 홈리에종 대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자신만의 쾌적한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혜연 홈리에종 대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자신만의 쾌적한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터뷰] 박혜연 홈리에종 대표

고객맞춤형 홈스타일링 플랫폼

홈스타일링 시장 끌어올리고파

홈리에종만의 경쟁력은 ‘가성비’

홈스타일링 시장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자신의 주거공간을 중시하는 ‘휘게 라이프’ 등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소비 추세가 확산되면서부터다.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집안 인테리어 인증사진을 올리는 ‘집스타그램’ ‘홈스타그램’ 해시태그만 합쳐 300만 건이 넘는다. 홈스타일링 시장 규모만 13조원(추산)이다. 현재 홈스타일링 시장은 인테리어와 홈퍼니싱 시장의 교집합 영역에 있다.

박혜연 홈리에종 대표(사진)는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인테리어 업체에서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 일을 맡았다. 당시 고가의 가구들로 현장을 꾸미며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꼈다. 이후 가성비 좋고 합리적인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또한 홈스타일링 시장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결과가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선보인 고객맞춤형 홈스타일링 오픈 플랫폼 ‘홈리에종’이다.  

업체에 맡기면 비싸고 셀프 인테리어를 하자니 막막하다. 홈리에종은 ‘가성비’ ‘전문성’이라는 셀프 인테리어와 업체의 리모델링 장점을 결합했다. 창업은 2015년 여성벤처창업케어프로그램 우수상을 받으면서부터 진행됐다. 2016년엔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선도벤처기술연계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반응형 웹 개발에 이어 지난해 11월 정식 론칭했다. 7년간의 학부, 대학원 과정과 7년간의 인테리어 업체 경력 등 총 14년의 경험이 압축됐다.

 

홈리에종은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선보인 고객맞춤형 홈스타일링 오픈 플랫폼이다. ‘가성비’ ‘전문성’이라는 셀프 인테리어와 업체의 리모델링 장점을 결합했다. ⓒ홈리에종
홈리에종은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선보인 고객맞춤형 홈스타일링 오픈 플랫폼이다. ‘가성비’ ‘전문성’이라는 셀프 인테리어와 업체의 리모델링 장점을 결합했다. ⓒ홈리에종

이미 해외에는 홈스타일링 붐이 불고 있다. 홈스타일링은 인테리어 진행 시 시공 범위를 최소화해 마감재 리터칭, 가구, 패브릭, 소품 등으로 원하는 공간을 꾸미는 것에 더 비중을 두는 방식을 의미한다. 미국의 헤븐리(Havenly)가 대표적인 사례다. 실내 디자인을 수정하고 싶은 고객에게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로 미국 전역에서 성공을 거뒀다. 디자인 시안대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시, 필요한 가구는 전용 소품 구매 사이트를 마련해준다. 홈리에종은 이 같은 사례를 한국 시장 상황과 환경에 맞게 발전시켰다. 

홈리에종만의 경쟁력은 자기가 갖고 있는 예산으로 원하는 디자인의 방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맞춤형 상품 거래다. 사전에 디자이너들이 등록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둘러본 뒤 내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수천만원대 견적을 내야 받을 수 있는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면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전문적인 디자이너를 통해 홈스타일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예를 들어 기존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철거, 마루, 목공사, 금속공사, 유리공사, 배선공사, 욕실공사, 도배, 도장, 필름 등 약 1억4000만원이 소요됐던 집 꾸미기를 마루 재사용, 샤시 재사용, 배선 재사용, 욕실 재사용, 도배, 필름 등 절차를 간소화해 약 2900만원대에 해결할 수 있다.

보통 인테리어 업체는 3000만원 이상 소요되는 규모일 경우에만 견적서와 설계도 등을 제공한다. 전·월세 규모는 커지고 1인 가구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정작 소규모로 인테리어를 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 방 한 개를 인테리어 하더라도 전문가에게 정보를 제공받아 시간은 적게 들고, 완성도는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박 대표는 “소품 하나하나를 결정하는 것조차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 특히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아직도 국내 홈스타일링 시장은 수면 아래에 있다”고 아쉬워했다. “아주 작은 원룸에서 조그만 전셋집으로 이동한 경우, 전세에서 처음 집을 장만한 사람들한테 집 꾸미기 욕구가 크죠. 하지만 사람들은 홈스타일링 시장이 있다는 것조차 잘 몰라요. 비용과 디자인, 완성도에 관한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집을 꾸밀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박 대표의 바람은 홈스타일링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디자이너 시장을 육성하는 데도 뜻을 뒀다. “홍대 디자인을 전공한 제 동기들조차 지금 보면 대부분 전업주부로 경력이 단절된 상태예요. 이 일을 업으로 삼아도 즐겁게 끝까지 먹고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경력단절 여성과 인테리어 디자이너 경력자, 관련 전공 졸업자, 패브릭·가구·소품산업 관계자 등 디자이너들에게 비전을 주고 싶어요.”

박 대표는 앞으로 “인테리어 스타일링에 대한 큐레이션 플랫폼을 운영하고 싶다”며 “홈스타일링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홈스타일링은 고객맞춤형 특성 때문에 반복판매가 어려워요. 이런 상황에서 ‘모듈화’ ‘시스템화’ 등을 통해 기존의 집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새롭게 하고 싶어요. 가성비 높은 서비스가 더욱더 평준화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학사, 연세대 실내건축학과 석사를 졸업한 박혜연 홈리에종 대표는 ㈜지고아이디, (재)서울디자인재단, 감(GAMN), ㈜한성아이디 등을 거쳐 현재 홈리에종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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