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 “존중과 팀워크가 경쟁력”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 “존중과 팀워크가 경쟁력”
  • 이유진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3.27 14:16
  • 수정 2018-04-02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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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터뷰]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 

전 세계 30개국 85개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자문사 플레시먼힐러드가 3년 연속 미국여성임원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Female Executives: NAFE)가 꼽은 ‘여성 임원이 일하기 좋은 회사 Top 10’에 선정됐다. 플레시먼힐러드는 올해로 9년째 해당 명단의 상위권에 등재됐다.

플레시먼힐러드는 여성들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로도 업계에 소문이 많이 나 있다. 2004년부터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박영숙 대표를 포함해 전체 50여명의 직원 중 60%가 여성이다. 여성 임원 비율 또한 전체 임원의 50%다. 올해 30대 그룹의 여성 임원 승진자 비율은 3%를 겨우 넘겼다.

2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플레시먼힐러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존중’과 ‘팀워크’라는 뿌리 깊은 철학을 바탕으로 한 기업문화”라고 강조했다.

-‘여성 임원이 일하기 좋은 회사 Top 10’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던 플레시먼힐러드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회사의 미래와 성과에 관련된 핵심 의사결정에 여성 임원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양적으로 여성 임원이 몇 명인지도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여성들이 영향을 얼마나 미치고 책임을 지는지가 핵심이다.

우리 회사만 보더라도 중요한 역할에 여성들이 많다. IT, 법률 등의 직책을 맡고 있고 비율로도 반반이다. 지사장들도 많다. 굳이 숫자를 맞추려고 한 건 아니지만 업무의 특성상 기본적으로 여성 직원 비율이 높다. 여성 인재가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능력 중심으로 평가하면 자연스레 비율이 맞춰지는 것 같다.

존중과 팀워크 또한 우리의 경쟁력이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의견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팀플레이가 돼야 한다. 직원을 뽑을 때도 이 부분을 유심히 본다. 기본적으로 이 사람이 상대방을 존중하는지, 또 너무 혼자 일하는 것만을 선호하진 않는지 등을 평가한다.”

-여성 임원이 많아 좋은 점은 무엇인가.

“서로 간의 이해와 공감대가 있다. 무엇보다 롤모델이 생긴다는 것이다. 당장 주변에서 구체적인 것들이 궁금할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코치가 생긴다. 제도적으로 크게 뒤에서 밀어줄 스폰서도 필요하다. 모든 리더는 자기가 좋은 멘토가 되려고 노력한다. 멘토, 코치, 스폰서가 회사 안에서 다 충족돼야 문화로 자리 잡힌다. 서로 앞에서 당기고 옆에서 돌봐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 조직 안에서 형성돼야 한다. 그래야 이런 도움을 받은 여성들이 연차가 쌓이고 또 그러한 위치에 올라간다.”

-‘여성임원할당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도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10%, 20%라도 비율을 정해놓고 달성한 뒤 부족한 점이 있으면 개선하면 된다.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후배 중에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된 사례가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대표적인 남성 중심 조직이다. 이지윤 이사장은 평소 굉장히 조곤조곤하고 조심스러운 스타일인데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눈에 띌만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조직 소통 문화도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바꿨다. 무엇보다 ‘여성 리더가 잘 할 수 있을까?’와 같은 선입견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여성들도 목표를 정해 도전할 수 있다.”

이지윤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서울시설공단 33년 최초의 여성 CEO이자 서울시 산하 기관 최초의 여성 기관장이다.

-‘안식월’ 제도 등 중소기업에서 하기 힘든 다양한 복지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는 3년 근속하면 1개월의 휴가를 준다. 여기에 여행비용도 지원한다. 지금도 3명이 안식월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휴가를 다녀와도 업무 공백이 크게 티가 나지 않도록 팀원들이 서로 신경을 써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 회사에선 남자 팀장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회사에서 아이의 전화를 받거나 육아 때문에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전혀 눈치를 안 본다. 이런 문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보다 워킹대디가 즐겁게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 그럼 워킹맘에 대한 이해는 자연스럽게 생긴다.”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는 “회사는 서로 다른 생각의 구성원들이 모인 곳”이라며 “‘다르다’는 것에 대한 민감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는 “회사는 서로 다른 생각의 구성원들이 모인 곳”이라며 “‘다르다’는 것에 대한 민감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성평등 기업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성별이해지능(Gender Intelligence·GI)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회사는 서로 다른 생각의 구성원들이 모인 곳이다. 어떤 상황에 대한 해석과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다르다’는 것에 대한 민감성을 높여야 한다. (직장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GI라고 한다.) GI에 대한 구체적인 팁도 필요하다. 성희롱 매뉴얼이나 고충처리 매뉴얼이 업그레이드될 때 쓸모 있는 팁도 많아야 한다. 특히 회사에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줘야 한다. 회사는 언제나 뒤에서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최근 미투(Metoo) 운동으로 인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지적되면서 남성들 사이에서는 ‘펜스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슈가 되고 극단적인 상황까지 오면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칠링 이펙트(chilling effect·냉각효과)라고 한다. 불편하니까 피하는 거다. 하지만 서로 지켜야 할 매너나 교양을 충분히 숙지한다면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서로 불편하지 않을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호존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 답이 나온다.”

-소통이 중요한 시대다. 커뮤니케이션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졸업 후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했다. 가장 전략적인 경영 활동 영역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PR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표 10년이 됐을 때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한 줄로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때 든 생각이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은 결국 관점이라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관점으로 관계를 형성해 진정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10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이슈를 다뤄왔다. 한국의 특징을 꼽자면.

“전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 사회가 뚝 떨어져 있는 섬 같다. 글로벌 미니멈(Global minimum)이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문화적인 기준이다. 한국은 이조차도 잘 안 지켜진다. 과학적으로나 기술적으론 선진국일지 몰라도 소프트파워가 약하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문화나 자연스러운 교양 그리고 성평등 부분이 문제다.”

 

박영숙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영숙 대표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젊은 여성들이 커리어 고민을 많이 한다. 조언해주신다면?

“결국 커리어는 자기랑 잘 맞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내가 맞아야 편하다. 마음이 편해야 일도 즐겁다. 굳이 맞지 않는 것에 억지로 맞추려고 하면 힘들다.”

-대표님 또한 워킹맘으로서 일·가정양립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이들은 엄마가 키우는 게 아니라 자란다고 생각했다. 아들, 딸 한 명씩 있다. 91년생, 93년생이다. 아이들이 조금 크고 나서부터는 아침에 회사에 갈 땐 일 생각만 하고, 집에 갈 때는 아이들 생각만 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밤늦게까지 준비물을 챙기느라 집 안 곳곳 까먹지 않도록 메모지를 붙여놨던 기억이 있다. 이번 ‘3·8 여성의 날’때 직원들에게 다양한 메모지를 선물해준 이유도 이런 기억 때문이다. 평소 아이들한테도 좋아하고 맞는 일을 찾으라고 한다. 아들이 고등학생 때 축구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하라고 했다. 지금은 스포츠 에이전시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행복해하는 아들을 보면 덩달아 기쁘다. 9년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은 교수였다. 남편도 비슷했던 것 같다.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거나 연구를 할 때나 항상 즐거운 마음이었다.”

-최근 관심사가 있다면.

“다양성과 포용이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노르딕 국가는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작은 약속이지만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킨다. 개인 존중의 문화다. 개인적으로는 지난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여성 대학’(Asian Univerity for Women) 기금모금 행사에 참여했다. 이제는 한국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지역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나 계획은.

“커뮤니케이션 분야 최전선에서 하나의 혁신을 해보고 싶다. 우리가 지금 하는 건 소수 고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주는 것 아닌가. 아직 우리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디지털 민주주의’(Digital democracy)라고 하지 않나. 다수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이를 위해 UI·UX, 블록체인 등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플레시먼힐러드 플레시먼힐러드는 옴니콤 그룹(Omnicom Group)에 속한 글로벌 PR, 위기관리, 공중관계(Public Affairs) 전문 커뮤니케이션 자문사로 전 세계 30개국에 85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

박영숙 대표 약력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대학원 광고학 석사 △일본 비즈니스 월드 Business World Corp. 국제마케팅담당 △일본 사운드디자인 Sound Design Inc. 국제마케팅담당 △아그파코리아 주식회사 마케팅 매니저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부장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 △환경재단 운영위원 △아름다운재단 이사 △국민권익위원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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