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선거 박주미 정의당 후보 ⓒ정의당 부산시당
부산시장 선거 박주미 정의당 후보 ⓒ정의당 부산시당

인터뷰 부산시장 선거 박주미 정의당 예비후보

국민학교 졸업 후 생활고로 공부 중단,

방직공장, 신발공장 다니며

야학에서 노동자 권리의식에 눈떠

2002년 진보정당 최초

부산광역시의회 의원 당선

“토건중심 정책 아닌

사람이 행복한 복지도시로”

 

보수정당의 독무대였던 부산시장 선거에 정의당 박주미 예비후보가 나섰다. 그는 출마선언으로 “미투(#Metoo)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으며, 이런 시민들의 열망을 업고 사회적 약자들을 정치의 주체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 최초의 부산시장 후보인 박 후보는 1971년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 후 가난 때문에 공부를 중단하고 공장을 다녀야했던 ‘여공’ 출신이다. 20대 초반 야학에서 노동자 권리의식에 눈뜨게 됐고 자연스럽게 노동운동을 하면서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진보정당 최초로 부산광역시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몇 년 간 의정활동을 했지만 그는 ‘마이너리티의 삶’이고 서민, 노동자들과 함께 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6·13지방선거가 부산 정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부산의 정치인들이 시민은 뒷전이고 이름다운 산과 바다, 강을 난개발하고 황폐화 시키는 일에 급급했다면, 이제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행복한 복지도시로 나가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인생사를 보면 이번 출마에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만감이 교차한다. 오랫동안 개인적으로 정당 활동을 해왔는데, 진보정치가 꿈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우리의 현실이 돼야 한다는 염원은 항상 있었다. 올해 지방선거 출마 자체가 저 개인의 꿈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외쳐온 것을 실현해나가는 그 순간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사회에 소외되고 억울하고 어둠 속에 있었던 사람들이 빛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무겁기도 하지만 희망차고 보람있는 도전이다.

20대부터 염원해온 우리사회가 정말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꿈을 가지게 됐고 노동자가 직접 정치를 해야 하고, 직접 정치한다는 것은 우리사회에 노동자는 약자이고, 그들이 권력을 쟁취했을 때만이 우리사회가 조금이라도 균형을 갖춰가는 거 아닌가.

초등학교 졸업 후 생업에 뛰어들었다.

초등학교 졸업 후 방직공장에 취직했고, 17세에 ‘태화고무’로 당시 부산의 주력산업이었던 신발공장이었다. 부산의 5대 신발공장에 근로자가 15만명에 달했다. ‘공순이’가 됐지만 공부를 하고 싶다고 늘 생각했고 1977년도에 야학에 다니게 되면서 노동자의식을 갖게 됐다. 당시 여성노동자를 비하하는 ‘공순이’가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가 어디이고, 우리가 바꿔나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노동자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정말 말없고 존재감 없는 아이였지만 모태신앙과 야학 덕분에 늘 남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자의식이 확고해졌다.

부산시장 후보로서 본인의 강점은?

노동상담 등 노동 관련 일들을 소명의식을 가지고 평생 해왔다. 대입검정고시 후 시의원 하면서 행정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해서 복지와 노동전문가다. 살아온 과정을 보면 마이너리티를 벗어나지 않았고 오롯이 약자 서민들과 함께 살려고 했던 일관된 삶이 있다. 많은 길이 열려있었지만 제가 선 곳에서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과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변함없는 심지로 살아보자고 늘 다짐했고, 제 주변에 저를 통해 삶의 가치가 바뀌었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물질보다 사람이고 가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가치에 따라 사는가에 따라 우리 사회가 바뀔 것이다. 나로부터 실천하고 살아가자 생각한다.

 

부산시장 선거 박주미 정의당 후보 ⓒ정의당 부산시당
부산시장 선거 박주미 정의당 후보 ⓒ정의당 부산시당

여성공약은?

부산은 많이 가부장적이다. 이젠 여성 중심의 도시로 바꿔야 한다. 여성이 행복하고 안전한 도시가 돼야 하고 사회 문화 자체가 유연해져야 한다. 공약 중 하나는 ‘우먼박스’다. 초경을 시작하는 때 위생용품을, 완경하는 때 여성들에게 정서적 건강 보조를 할 것이다. 학교와 공공장소에도 여성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위생용품을 비치하겠다. 밤에도 여성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범죄예방 환경 안전마을을 구축하고 밤길 귀가 안심스카우트 제도도 강화할 것이다. 출산 후 방문간호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다. 기존 산후조리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집에서 재택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려 한다.

부산시민들이 정의당을 뽑아야 하는 이유는?

여태까지 기득권이 기획해나간 정치적 환경에 우리는 수긍해왔다.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지금은 우리 사회가 99대 1, 95대 5라고 하는데 내가 속해있는 곳이 어딘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1%나 5% 같은 극소수에 속하지 않는 절대다수의 서민이 가진 힘은 선거를 통해 현실화돼야 한다. 그런 믿음이 있어야 일상생활에서 차별과 불평등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2016년 촛불의 힘이 있었기에 중앙정부가 바뀌었다. 대통령 한명 바뀌니 이렇게 다른데 부산에선 촛불 시민혁명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이 정의당이다.

정의당을 뽑기엔 불안하지 않을까.

이번 선거는 단지 다음 시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새로운 30년의 첫단추를 끼우는 선거다. 구시대를 살았던 행정관료들의 리턴매치가 반복돼서도 안되고, 이미 결정난 신공항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는 토건 경쟁이어도 안된다. 산, 바다, 강이 아름다운 도시 부산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운대 엘시티 관련자가 줄줄이 구속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토건족과 결탁해서 부산을 망쳐왔던 것이 바로 자유한국당이다. 부산시민들은 이것을 끊어내길 원했기 때문에 촛불을 들었던 것이다.

이제는 토건중심 정책보다 사람에게 투자해야 하고, 사람이 행복한 복지도시로 가는 것에 정치권과 시민이 함께 가야한다. 그런데 더불어 민주당은 보수관료 출신의 인물과 토건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자유한국당과 차별을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변화를 바라는 시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다. 다음 정권에만 집착해 부산을 더 망칠 수는 없다. 자유한국당이냐 더불어민주당이냐만 놓고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부산시민의 삶이 바뀌길 원한다면 정의당에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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