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울주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최유경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울주군수 선거에 출마하는 최유경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인터뷰 최유경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초선·비례·여성의 울주군수 선거 출마

“‘여자가 무슨 군수냐’ 아무렇지 않게 말해

전국 17개의 역대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에 여성이 없지만, 전국 82개군 군수에도 여성이 없다.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울산광역시 울주군수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유경 울산광역시의회 의원이 도전한다.

최 의원은 올해 정치 입문 4년째인 초선 비례대표지만 흔치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울산시의회 의원 22명 중 21명이 자유한국당이고 최 의원은 유일하게 타 정당 소속이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기 전까지 3년간 혼자 야당 생활을 했고, 전체 여성 4명 중 1명으로 소수 중 소수다. 그는 당선 직후 동료 의원들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의회에서 혼자인 당신이 뭘 할 수 있겠나. 임기 내에 조례 한건도 발의 못 할 거다”.

4년간 ‘왕따’를 각오했지만 울산의 발전이라면 좌고우면하지 않는다. 노조가 강세여서 진보정당보다도 인기가 낮은 민주당 소속의 단 한명의 정치인이라는 책임감과 함께,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지역 정계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하 일문일답.

-초선 비례대표로서 단체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듯 하다.

“함부로 마음먹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민주당 울산시당에서 이 정도의 노력과 성과를 낸 정치인이 없었기에 제가 충분히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또 보수정당의 텃밭에서 첫 민주당 군수로서 모범을 보이면 이후 민주당 후보들도 신뢰받을 것이고, 앞으로 시당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선되면 전국의 첫 여성 군수다. 울주군은 보수적 색깔이 강한 지역인데다 시골이어서 더 보수적이지 않나.

“상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다. 시의원뿐만 아니라 대다수 정치인이 한국당이다. 지난 3년 반 동안 발로 뛰며 바닥을 다졌고 변화 분위기가 느껴진다. 현역 의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오히려 지역색깔보다는 ‘여성이 무슨 군수냐’고 말하는 게 문제다. 지금 그들이 남성, 여성 같은 한가한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울산이 그동안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지자체였는데, 시장이 멀리 내다보고 준비하는 마인드를 가졌다면 지금처럼 추락하는 일은 없었을 거다. 울주는 약간의 성장을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지금 4차 산업, 출산율, 복지를 걱정하지 않는다면 추락할 수 있다.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울산시 의원으로서 주요 성과는? 유일한 야당 의원인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정말 필요한 조례를 발의했기 때문이라 본다. 그렇기 때문에 (제 조례안에) 반대하면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교육위원으로서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선도했다. 울산시는 의회뿐만 아니라 시장, 교육감까지 모두 한국당인데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면서 무상급식을 반대해 시작조차 못했다. 제가 길거리 서명운동, 주민청원 운동을 벌여서 시의원 3년 만인 2017년부터 초등학교 전체 무상급식이 시작됐다. 울주군에서는 중학교 무상급식에 앞장섰다. 면과 읍 지역을 나눠 급식에 차별을 두고 있기에 서명운동을 했고 바꿔냈다. 이를 본 울산시가 2018년부터 중학교에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울주군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울주군은 그동안 산업수도 울산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고,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했으나 항상 울산의 변방이었다. 울주를 울산의 대표선수로 성장시키겠다.”

“울주는 면적이 서울의 1.2배 정도로 넓고, 울주지역의 한해 예산이 약 1조800백억원으로 주민1인당 예산이 성남, 울산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인데, 복지는 열악하다. 공장이 많아 소득도 높은 편인데 지역 인프라나 복지 등 정주여건이 열악해서 인구는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첫 아이 출산장려금으로 10만원을 준다. 물론 더 준다고 해서 많이 낳는 것은 아니다. 복지에 대한 관심,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 공약은?

“울주군을 ‘복지1번가’로 브랜딩하고 싶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서는 여성을 춤추게 하라는데 그 첫번째가 복지라고 생각한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출산장려책을 추진할 것이다. 출산장려금은 첫째 20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700만원을 지급할 거다. 공공조리원을 늘리고, 저소득층은 조리원 이용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출산장려책에 연간 100억원을 써도 예산은 충분하며 그 정도는 필요하다.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지만 그렇지 않다. 울주군이 출산·보육, 교육, 기혼여성의 일자리 등 다른 지역에서 시행할 수 없는 복지정책을 꾸준히 시행해 정주여건을 개선하면 유출된 인구가 유입되는 것은 물론 울산에서 거주할 사람들이라면 울주를 택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이를 기반으로 다시 복지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

-미투(Metoo)운동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은?

“‘여자가 무슨 군수냐’는 말을 노골적으로 듣는다. 성차별적인 말이라는 것조차 모른다. 잘못된 인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미투를 하고 싶다. 그들의 의식이 바뀌기 전에 제가 이 지역에서 성공하려면 남성보다 9배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 여성이 일을 맡으면 원래도 잘하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 잘할 수밖에 없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돼선 안 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