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통으로 고통받는 사람 위해 달린다”
“신경통으로 고통받는 사람 위해 달린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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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캐나다 밴쿠버에는 여기저기 큰 공원들이 많다. 공원이 많은데 비해 인구가 적다 보니 대부분의 공원은 한가하고 그 대신 나무나 꽃들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채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 가운데 시내 한복판에 있으면서 크고 아름다운 공원을 꼽는다면 단연 스탠리 파크를 들 수 있다.

스탠리 파크는 다운타운과 인접해 있으면서 공원 한쪽은 버라드 인렛이라고 불리는 태평양 바다와도 붙어 있다. 그런데 이 스탠리 파크의 바닷길에 가보면 머리가 하얀 할머니 셋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힘차게 뛰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언뜻 보아서는 노인들이 운동 삼아 간단히 조깅을 하는 것 같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참 건강한 노인들이구나 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하지만 이 노인들이 바로 마라토너들임을 안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올해 65세 동갑내기인 이들 마라토너 삼총사 노인의 이름은 폴린 캇, 바이올렛 홈즈, 애나 스미스이다. 이들은 다른 노인들처럼 자식들 다 키우고 일생 동안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은퇴하여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있었다. 젊었을 때 육상을 해본 적도 없고 다른 사람보다 유난히 완력이 좋지도 않았다.

이들이 마라톤을 하겠다고 결심을 한 것은 결코 마라톤 대회 우승의 영광을 향한 환상 때문이 아니다. 환갑 지난 할머니가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매스컴을 타려는 영웅심에서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들의 마라톤이 다름아니라 신경통으로 고통 당하는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기금 모금 운동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캐나다 65세 할머니 마라토너 삼총사 12월대회 참가

“젊은 사람 못지않게 좋은 성적으로 완주” 굳은 각오

오래 전부터 단거리 조깅을 해온 이들이 마라톤을 하겠다고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 7월이다. 이들은 이때 처음 만나 마라톤을 위한 연습에 돌입했고 오는 12월 9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개최되는 국제 마라톤 대회에 처녀 출전할 예정이다.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걷기를 하거나 단거리 조깅을 하는 예는 흔히 볼 수 있지만 노인들이 마라톤을 하면서 기금을 모금하겠다는 것은 그 예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들의 노력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마라톤으로 얻게 되는 모금액은 모두 신경통 환자들을 위한 치료 기금으로 사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운동복에는 많은 신경통 환자들의 이름들이 적혀 있다. 바이올렛 홈즈의 경우 그녀의 등에는 16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폴린 캇은 마라톤을 연습하다가도 “내가 왜 이 힘든 짓을 하지?”하고 반문한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신경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을 생각하고 생명이 있는 한 무엇인가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은 큰 만족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한다.

그들은 지난 9월말 주말엔 밴쿠버 제2의 번화가인 메트로타운 내에서 마라톤 참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종일 초콜렛 판매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가 측에서 아주 구석진 곳에 장소를 제공하여 많은 수입을 얻지는 못했다. 특히 오고 가는 사람들이 65세 할머니들이 마라톤을 한다는 사실을 곧이 듣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무관심하든 말든 그들은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42.195km를 완주할 예정이다. 또 거북이처럼 꼴찌로 들어올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젊은 마라토너를 뒤로하고 좋은 성적으로 골인 지점에 들어오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고 있다.

설령 이들이 꼴찌로 들어온다고 해도 아낌없는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나이가 많은 노인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큰 일을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몸소 실천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호석 캐나다통신원 hsju@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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