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정책 불구 15~17세 여성 흡연율 25%

‘날씬함, 건강, 미’ 강조 담배회사 마케팅 큰 영향

한국에서 만일 열 두세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담배를 피우며 길을 걷거나 학교 근처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있다면 아마 불량 청소년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일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캐나다에서는 길거리나 극장가 또는 학교 근처에서 열살이 갓 넘은 여학생들이 담배 피는 모습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 여학생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필자처럼 아직 캐나다 사회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몰라도.

원래 캐나다는 담배에 관한 한 정부 규제가 무척 심한 나라다. 공공 장소는 말할 것도 없고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심지어 술집에서도 금연을 법제화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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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정부가 직접 수십억원의 홍보예산을 써가며 금연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금연단체들의 활동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하다. 또 담배에 매기는 세금이 엄청나게 높아 담배 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싼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금연운동을 적극 전개해온 결과 캐나다는 전체적으로 금연인구가 지난 25년 동안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캐나다 통계청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흡연관련 질병이 여성 사망의 첫번째 원인으로 밝혀지고 종전에는 암으로 인한 여성 사망자 중 유방암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가 최근에는 폐암 사망자가 유방암 사망자를 앞지르고 있다는 경고성 통계가 잇따라 발표되는 데도 십대 여성들의 흡연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십대 여성들의 흡연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십대 소년들보다도 십대 소녀들의 흡연율이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의 경우 15∼17세 나이의 청소년 중 남성 흡연율은 19%인데 반해 여성은 무려 25%에 달했다.

문제는 여성들이 담배를 일찍 배울수록 담배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물론 흡연 관련 질병에 일찍 걸린다는 사실이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여성건강연구센터의 로레인 그리브즈 박사는 “남자와 평등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십대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게 되는 이유임에 틀림없으나 그 외에도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즉 흡연 여성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친구나 이성 친구에 의존하는 대신 담배를 가지고 자기의 개성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또 담배 회사들이 교묘하게 체중 조절과 외모관리에 관심을 가지는 여성들의 심리를 활용하고 있어 십대 여성들이 흡연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즉 담배회사들이 스포츠행사나 예술 이벤트를 후원하고 여성 잡지에 광고를 함으로써 담배가 마치 날씬하고 건강한 모습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을 상대로 한 마케팅과 담배광고에서는 모두 건강, 힘, 에너지, 자유 그리고 신선함 등의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사실 담배는 이런 것들과 정 반대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또 캐나다 젊은 여성들은 미국의 유행잡지를 통해 담배 광고를 흔하게 접하게 된다. 미국에서도 이제는 ‘세븐틴’ 같은 청소년 잡지에는 담배광고를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주 구독자가 젊은 여성들인 ‘코스모포리탄’ 같은 성인 잡지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처럼 십대 여성들의 흡연이 늘고 있는 것을 우려해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이들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줄 것을 권하고 있지만 자유를 맘껏 누리는 이들이 부모의 관심에 의해 담배를 멀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주호석 캐나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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