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5천명 참가, 연구기금 1200만 달러 모금

캐나다 인들은 매년 한차례씩 길거리에 나와 달리기를 한다. 유방암 연구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같은 날 주요 도시 단위로 사람들이 모여 달리는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매년 2만명 정도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해 많은 여성이 고통을 받고 또 죽음을 맞기도 한다. 캐나다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가 바로 유방암이기도 하다.

그래서 캐나다 유방암재단(Canadian Breast Cancer Foundation)에서는 매년 전국적으로 달리기 행사를 갖고 유방암 연구에 필요한 기금을 모금한다.

올해도 캐나다 전역에서 이 행사가 예외 없이 펼쳐졌다. 열번째를 맞은 올해 행사는 지난달 30일 캐나다의 32개 도시에서 11만5000명 이상이 참가한 가운데 동시에 열렸다.

이들이 모금한 돈은 모두 12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시별로는 밴쿠버에서 8300명이 60만 달러를 모금한 것을 비롯, 오타와에서 5300명이 참가, 46만5000달러를 모았고 캘거리에서는 7500명이 참가하여 70만 달러를 모금했다. 또 에드먼턴에서는 8500명이 함께 달려서 75만 달러를 모았고 위니펙에서는 5천명이 43만 달러를 모았다.

특히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수도인 토론토에서는 청명한 날씨 속에 무려 2만3000명이 참가하여 20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모으는 기록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는 유방암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환자는 물론 많은 건강한 여성들이 참여했고 적지 않은 남성들도 함께 길을 달렸다.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유방암으로 고통 받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친지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이 세상에서 유방암을 완전히 퇴치하자고 하는 의지를 가슴에 품고 달렸다.

한 여성 참가자는 “우리는 유방암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생명을 잃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슬픔을 겪지 말아야 한다. 암을 정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캘거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눈물을 글썽이며 달리기를 한 33살의 데레사 맥그래스-울리 양은 “친구 하나가 4∼6개월 밖에 생존할 수 없다는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며 “내게는 오늘이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역시 유방암에 걸린 친구를 위해 달리기에 참가한 캘거리의 학교 선생님인 비키 그래스 씨는 “이번 행사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많은 여성들이 참여해 힘을 과시했을 뿐 아니라 남성들까지 많이 참가하여 참으로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달리기 행사에 팀으로 참가한 20명의 유방암 극복 환자 중 한 사람인 캐롤 카디쉬-레비탄 씨는 “20여개의 마라톤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 행사처럼 의미 있는 행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오미 벌카 라고 하는 유방암 환자를 위해 팀을 만들어 달리기를 했는데 1만 달러를 자체 모금하기도 했다.

토론토에서 달리기를 한 15살의 앨리사 클로스 양은 “유방암이 완전 사라질 때까지 달리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클로스 양의 어머니는 그녀가 9살, 그리고 그녀의 오빠 케이시가 12살 되던 해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드먼턴에서 이번 달리기 대회를 주관한 더그 맥퀸씨는 “우리 모두는 오늘 유방암 연구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달리기를 했는데 그 이유는 유방암은 퇴치될 수 있으며 또 퇴치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석 캐나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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