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타균/녹색연합 조작국장

지난 9월 11일 테러의 충격과 그에 대한 분노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그토록 피하고자 한 전쟁이 시작되고 말았다. 미국의 공습 강행은 20세기 테러와 전쟁의 악순환을 끊고 화해와 평화의 세기를 열기를 소망하는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금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전면적인 공격 결정이 과연 정당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은 필요한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이번 공격의 결과로 아프간 지역은 대규모 환경파괴를 겪게 될 것이며 앞으로 그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아프간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행하기 전에 이것이 이 지역의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해야 했다. 전쟁에 의한 환경파괴 결과 장기간에 걸쳐 수억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건강과 생활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런 전쟁은 ‘테러와의 전쟁’이 되기 이전에 미국은 ‘환경 테러국’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이미 오랜 내전으로 인해 초토화된 지역이다. 가뜩이나 척박한 땅이 장기간의 전쟁으로 인해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사람이 살아갈 기반까지 상당부분 박탈당했다. 이 와중에 미국의 막대한 양의 폭격은 직접적인 인명살상과 별도로 이 지역에 장기적으로 자연환경과 국민의 피폐함을 가중시킬 것이다.

전투기들은 훈련 및 전투시에 엄청난 양의 연료를 소비하고 있으며 무기제조공장들은 천연자원을 갈취하고 있다. 자원집약적이고 에너지집약적인 산업의 중심인 군수산업은 전쟁과 무력,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대량 살상무기는 인간 사회와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페르시아만 연안지역에서 터진 전쟁들은 재래식 무기가 자연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증명해주고 있다. 이란-이라크 10년 전쟁은 엄청난 기름을 유출시켜 페르시아만의 해양환경을 황폐화했다. 엄청난 종류의 해양 동식물이 죽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식수를 의존하는 담수화 시설이 파괴됐다.

이런 문제는 지난 91년 걸프전 때도 나타났다. 쿠웨이트 상공의 다국적군의 항공작전을 방해하기 위해 이라크가 그 점령 아래 있던 쿠웨이트의 유정에 불을 질러 날마다 5만톤의 이산화유황과 다른 유독가스가 배출됐다. 몇 주 만에 쿠웨이트인 수만명이 목이 타는 듯한 통증과 호흡장애를 호소하며 그 나라를 떠났다.

90년대말 알바니아계에 대한 세르비아계의 인종청소 작전에 맞서 나토군의 공습에서도 전쟁에 의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나토군의 세르비아의 정유시설을 비롯한 기간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감행으로 환경파괴를 겪고 있으며 앞으로 그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미국에 의한 보복전쟁중단이다. 전쟁은 생명의 존엄과 환경을 파괴하는 가장 극악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더욱 처참한 군사적 대립과 군비경쟁과 자원 낭비, 무력 충돌과 참담한 인명 희생과 환경 파괴의 시대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전쟁 중단의 선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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