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여성환경회의 무엇이 논의됐나

3국, 리우회의 의제 21 “실행 미흡”

순환형 사회·녹색주거운동등 큰 관심

내년 9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릴 세계환경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중·일 3국 여성들이 각국의 여성환경운동을 공유하고 1992년 리우회의 이후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3∼15일 한국여성환경위원회 주최로 열린 ‘리우+10’을 위한 ‘동북아여성환경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리우회의 의제21 24장의 성 관점화 부분과 북경여성행동강령 K장을 실행하기 위해 3국 모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3국은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내년 회의에 동북아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첫날 발제를 맡은 후지이 아야꼬 일본 시가현 환경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1990년대 들어 일본에서 미래세대의 환경권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순환형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모색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야꼬씨는 “독일에서 1973년 유채꽃 기름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일본에서도 3년 전부터 농림성에서 버려지는 농지에 유채꽃을 심어 이 기름을 식용과 연료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제21과 북경행동강령이 얼마나 제대로 이행됐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오다 유끼꼬 기타큐슈 아시아여성포럼 주임연구원은 “지난해 9월 환경청에 근무하는 여성 비율은 21% 수준이었고, NGO의 여성 비율도 53.2%이나 해외활동이나 대표직은 주로 남성들이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들의 46.2%가 비정규직, 37.4%가 파트타임이며 하루 평균 노동시간도 남성이 491분인데 반해 여성은 525분인 점 등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의제21 실행을 위한 지방의제21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관여한 자치단체도 전체의 11.6%에 그쳤으며 여성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곳은 2.3%에 불과했다.

가나가와현 마타키 교코 의원은 “지방의제21은 보기 좋은 책자를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한마디로 평가했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중국의 경우 여성환경운동에서도 차이가 많았다. NGO의 역사가 짧고 서부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 소비 줄이기 등 ‘녹색주거운동’과 ‘사막화’‘녹색 올림픽’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리아오 쉐리 북경지구촌환경문화센터 회장은 “아시아에서 녹색주거지연맹을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로 녹색주거에 큰 관심을 표했다.

왕밍잉 섬서성 부녀연합, 환경보호 어머니자원봉사협회 총간사는 “중국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막화가 진행중인 서부를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서부 대개발 과정에서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여성을 교육하는 문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주 샤오쩡 중화전국부녀연합 사회문화처 부처장은 “리우회의 이후 여성과 환경이라는 주제가 중국 사회 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며 “특히 95년 북경 세계여성대회는 북경지구촌 환경문화센터 같은 민간단체를 출현시킬 정도로 여성환경운동에 중요한 기점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주 샤오쩡 부처장은 그러나 “여전히 상당 부분 여성들의 환경의식은 미진한 상태”라며 “중국은 많은 환경문제를 가진 거대 국가인데 반해 민간단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이들의 발전을 더욱 장려, 지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여성의 빈곤, 정책결정과정 참여, 환경분야 성 주류화 등 여러 측면에서 의제21의 이행이 미흡한 실정이다. 안산시의 경우 주부 소그룹 모임이 지방의제21 작성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유미화 안산시 YWCA 총무는 “지방의제21에 여성의 참여가 중요한데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의제에 여성 관련 사안을 넣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큰 데다 지역에서 이 일을 맡을 여성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상희 여성환경연대 40대 으뜸지기는 “3국이 모두 소비생활양식을 바꾸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나, 개인 차원에서 이뤄질 뿐 국가경제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움직임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어떻게 여성의 관점에서 환경을 바라보고 참여하며 여성의 가치를 실현시킬지는 각국 모두의 고민일 것이나 아직 구체적 실천 의제를 못 만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송안 은아 기자se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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