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체류 여성학자 권인숙에게 듣는다

“지난 한 주는 광기의 시간이었다고 보면 된다. 이제 미국인들이 조금씩 이성을 찾기 시작하고 있다.”

뉴욕 콜롬비아대에 출강하며 <군사주의와 여성>을 강의하고 있는 여성학자 권인숙씨는 19일 현재 미국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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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전쟁보다 미국 내부의 인종차별이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수민족인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느껴진다”며 권씨는 아랍계 사람들에 대한 위협과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한 주간은 전쟁으로 몰아가는 부시정권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때 대통령에게 무력행사를 허용하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미 하원의원 바바라 리(50)의 용기가 빛난다”고 평했다.

권씨는 이어 “여성운동 진영과 각 대학에서는 이제 차차 반인종주의, 반전, 시민권 확보를 외치는 포럼,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여성단체 NOW(the 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와 WAND(Women's Action for New Directions)는 “보복전쟁이 테러를 방지할 수 없다”며 인종차별과 주전주의에 반대입장을 표했다.

19일 현재 온라인을 통해 1백 개가 넘는 대학의 학생들과 교수들이 ‘Peaceful Justice’이라는 이름으로 연대체를 구성했으며 이들은 20일을 ‘행동의 날’로 지정, 각종 시위와 토론, 서명을 전개하는 등 미국사회에서 대대적인 반전운동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씨는 “텔레반의 여성정책이나 테러이후 미국사회의 보수 회귀적 흐름, 전쟁을 선동하는 분위기들은 다 일맥상통한다”고 지적, “미국의 전쟁준비는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중동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를 군사주의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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