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높은 금연정책…무려 4억8천만 달러 투입

사산·유아사망 방지위해 임산부 금연 적극 권장

캐나다는 지금 담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캐나다 연방정부의 앨런 락 보건부장관을 비롯, 폴 마틴 재무부장관, 로렌스 맥올레이 검찰총장이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캐나다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종합금연대책을 발표했다.

사회주의 성격이 강해 항상 공익을 앞세우는데 익숙한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금연정책은 다른 나라에서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우선 향후 5년간에 걸쳐 정부 주도의 금연운동에 무려 4억8천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 그렇고, 금연 홍보비용으로 2억1천만 달러를 사용하겠다는 것 또한 캐나다다운 발상이다.

그리고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 같은 곳에서는 이미 금연 구역으로 정해진 공공장소나 일반 레스토랑 외에도 모든 유흥업소에서조차 흡연을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었으며 업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곧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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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뉴 브런즈위크를 비롯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노바스코샤, 온타리오 그리고 퀘벡주에서는 담배 한갑당 무려 4달러의 무거운 세금을 추가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담배 제조회사에 부과되는 소득세를 기존 40%에서 50%로 대폭 올려서 지난 4월 6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심지어 캐나다 주민이 해외 여행에서 돌아올 때 현재는 1인당 10갑, 즉 한 보루까지 면세를 해주고 있으나 오는 10월부터는 이런 혜택도 없애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그렇지 않아도 캐나다의 담배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데 이런 저런 명목의 세금이 자꾸만 추가되면 담배값은 살인적인 수준으로 치솟을 전망이며 애연가들은 설 땅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캐나다 정부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강도 높은 금연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덴마크에서 임신부의 흡연이 사산아 출산 또는 유아의 조기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는 덴마크 아루스 대학 병원에서 7년 간에 걸쳐 2만5102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실시됐는데, 연구결과 임산부가 하루에 10개피의 담배를 피우는 경우 피우지 않는 경우보다 사산아 출산가능성이 두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또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임신 말기에 간접흡연 영향을 받게 될 경우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금연정책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오던 캐나다 정부에 더 없는 호재가 되어주고 있는 것은 물론 금연 주장자들에게 대단한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통계청의 통계 자료를 인용, 만약 캐나다에서 임산부들이 금연을 한다면 매년 350여명에 달하는 사산아 출산이나 유아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방 보건부의 금연 프로그램 담당자인 머레이 카이저맨씨는 “유아나 태아 같은 말없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금연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주장하면서 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중인 담배와의 전쟁이 캐나다 국민들의 건강 증진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 그리고 사산아 출산이나 유아 사망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호석 캐나다 통신원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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