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는 소식을 듣고 학부모들은 허망하다. 실시된지 1년도 안돼 다음
정권에 의해서 재검토 대상으로 판정받아야 될 교육정책을 믿어왔다
는 얘기 아닌가?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에는 웬만큼 적응력이 생긴 우리나라 학부모들
이다. 이번에는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게 아니라 아침에도 몇차례씩
변하는 꼴이니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서 아이들을 교육시켜야 할 지
난감할 뿐이다.
조기영어교육이 실시될 때도 우려가 많았고, 위성과외도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그 때 교육당국은 이 우려와 지적에 대해 ‘과
히 걱정할 것 아니다’라는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런 나라의 결정
을 믿고서 학부모들은 많은 돈을 들여서 영어교육에 대비한 별도의
교육도 시켰고 위성과외를 수신할 장비도 갖춰두었다.
지금에 와서 보니 초기의 우려와 미비점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동안 우리 아이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은 교육제도에 맡겨져서 부실
한 내용을 교육받고 있었다는 얘기다.
우리는 어느 쪽의 의견이 옳은가 보다, 백년대계라 하는 교육정책
이 왜 이리 자주 변해야 하는가에 분노를 느낀다. 자주 변할 수 있
는 정책을 왜 그리 성급히 실시했는가 하는 점에서 교육정책 결정자
들에게 깊은 불신을 느낀다.
새정부의 교육개혁의지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구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개혁해야 한다. 무심
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다. 위정자들의 짧은 생각
끝에 나온 치졸한 정책은 수많은 국민에게 고통을 준다는 걸 명심해
야 할 것이다. 충분히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생각해서 확
고하게 결정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