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육성프로그램 운영, 인력 제공 필요

“학교에서 우연히 여성보좌진 인턴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봤어요. 전공이 정치외교학이라 평소 관심이 많았고 현실정치가 어떤지 몸으로 직접 부딪쳐 보고 싶은 생각에 신청했죠. 인턴 교육이 제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향래(26·숙명여대 대학원 국제기구학)씨는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의 여성보좌진 인턴프로그램 첫회 참가자다. 그는 “의원실에 파견 나가서 실제 도울 일은 많지 않았지만 국회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그 뒤로도 인적 교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나름대로 결실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씨와 같이 최근 국회의원 보좌직에 관심을 갖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보좌진 인턴 프로그램을 3회째 실시하고 있는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여성정치연구소 등은 매년 신청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실시한 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도 올해부터 정치학 전공자와 정계 진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의 여성보좌진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보좌진으로 정식 채용된 여성은 아직까지 없다. 여성단체 프로그램이 초기 단계이기도 하지만 보좌진 채용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좌진을 공개모집하는 의원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공개채용 방식보다는 의원 개인의 인맥을 통해 직접 채용하는 방식이 지배적이다. 이렇다 보니 보좌진에 대한 인식도 전문직업인으로서보다는 의원 비서쯤으로 가치절하되기도 한다.

신미숙 보좌관(이미경 의원실)은 “정당에서 여성정치인 후보자만 육성할 것이 아니라 여성 보좌진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여성전문인력 풀을 통해 의원실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배 보좌관들은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보좌관으로 채용되느냐 아니냐는 본인 하기에 달렸다고 말한다.

최연소 여성보좌관인 윤민화 보좌관(29, 김홍신 의원실)은 대학원 재학시절 선배 권유에 의해 실습생 자격으로 잠시 근무하다 능력을 인정받아 졸업후 정식 비서관(7급)으로 채용됐고 초고속 승진으로 올해 4급 보좌관이 됐다. 그는 인턴과정 동안 주어진 정책과제에 대해 법개정(저소득층 미숙아지원 관련 모자보건법 개정)까지 이끌어낼 정도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의원 보좌직은 끊임없이 정부에 대한 정책비판 등 부정적인(negative) 작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소진되고, 자칫하면 관성에 젖을 수 있다”면서 “보좌관을 희망한다면 사회에 대한 사명감과 분명한 자기 소신, 철학이 우선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회 여성보좌진 인턴 프로그램>

한국여성유권자연맹 (02)423-5355)

사전교육: 8월 20∼24일

실 습: 9월 3일∼11월 24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02)706-6761

사전교육: 8월 20일∼24일

실 습: 8월 27일∼31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02)322-3555

사전교육: 현재진행중

실습: 9월 3일∼10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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