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성평등 대책기구 ‘든든’ 센터장 임순례 감독

성폭력 근절 의지 밝혀 

‘미투 공작설’에 대해

“잡스러운 이론” 지적

 

임순례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공동센터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심재명 공동센터장.
임순례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공동센터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심재명 공동센터장. ⓒ뉴시스·여성신문

“성폭력 환경에 노출돼 소리 없이 영화계를 떠나가야 했던 동료 여성 영화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이 다시 현장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 예비 영화인들이 젠더 감수성이 낮은 환경 속에서 영화를 포기하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임순례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센터장 임순례·심재명, 이하 든든) 개소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계에 만연한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날 행사는 영화산업 내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기구 ‘든든’ 개소를 기념하고, 영화계 내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성평등 환경 조성 방안을 논하기 위해 열렸다.

센터장으로서 인사말에 나선 임 감독은 “그동안 한국영화계 내에 저희도 깜짝 놀랄 만큼 지속적이고 끔찍한 성폭력 환경이 지속돼왔다. 그런 환경에 노출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소리 없이 영화계를 떠나간 동료 여성 영화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이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동료들이 성폭력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필 것이고, 영화계에 입문하려는 예비 영화인들이 젠더 감수성이 떨어지는 환경으로 인해 영화를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감독은 최근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두고 ‘진보 진영을 겨냥한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세력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일각에서 미투 운동을 두고 어떤 거대한 것을 덮기 위한 공작설, 진보 진영을 분열하기 위한 것 등으로 얘기하고 있다”며 “이런 잡스러운 이론이 세력을 얻어가는 현상에 대단히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 관련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다른 논리로 미투 운동을 덮어버리려고 한다거나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행태를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물길이 올바르게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원하는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그것이 결국 모두가 꿈꾸는 민주사회로 가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영화인이 운영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하는 든든은 영화산업 내 성평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3월 1일 공식 개소됐다. 영화산업 내 성폭력 예방교육 진행과 피해자 지원, 성평등 영화정책 연구와 실태조사, 정책 제안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념행사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영화배우 문소리, 김선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남순아 영화감독, 원민경 법무법인 원 변호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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