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관객 1271명 설문 조사

응답자 91% ‘미투’ 운동 지지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이 낮을수록 미투 지지

관객 74% “좋아하는 영화인이어도

가해자 확인되면 보이콧하겠다”

 

사회 전반에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이 영화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영화 관객 10명 중 8명은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영화인의 영화는 거부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사생활로 여겨지던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인식이 관객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맥스무비가 영화 관객을 대상으로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관객 1271명을 대상으로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 조사에 참여한 관객 91%가 영화계 미투 운동을 지지했으며,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관객의 90%가 자신도 ‘미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미투 운동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관객의 미투 지지율은 97%에 달했으며, 여성은 95%, 남성은 78%로 나타났다.

관객의 82%는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영화인의 작품을 관람하지 않겠다고 했다. 평소 좋아하던 영화인에게는 더욱 엄격한 태도를 보였다. 관객의 87%는 ‘좋아하던 영화인이 성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영화를 관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중 74%는 즉각적으로 보이콧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가해자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더라도 ‘영화를 보겠다’고 한 관객은 8%에 그쳤다. ‘잠정적으로 보지 않겠다’는 관객은 13%였다.

영화계는 미투 운동의 확산과 여론의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성 영화인들의 성폭력에 대한 고발이 확산되자, 영화 제작사는 이들을 작품에서 하차시키거나, 대체 배우 섭외, 성폭력 가해 혐의자 촬영분 삭제, 재촬영 등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여러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오달수와 최일화의 촬영분을 모두 편집하고, 대체 배우를 섭외해 재촬영을 하기로 했다. 오달수는 ‘신과함께1’에 이어 ‘신과함께2’에도 출연할 예정이었으며, 최일화는 ‘신과함께2’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를 맡았었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측도 오달수가 출연한 예고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두 지우고, 대체 배우를 캐스팅해 다시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성폭력 의혹을 받는 영화인이 관련된 작품은 대중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은 지난달 배우 지망생의 폭로로 성희롱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그는 영화 홍보 활동에서 배제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월별 박스오피스 자료에 따르면, 설날 연휴 기간인 지난달 14일 개봉한 ‘흥부’는 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2월 누적 관객수 41만명에 그쳤다.

영화계가 나서 영화계 내 성폭력 실태를 점검하고 성평등 환경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2017년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영화산업 내 성폭력 근절 및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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